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KBS ‘태양의 후예’가 종영한 뒤 올해 지상파 미니시리즈에서 절대적으로 눈에 띄는 드라마는 없었다. 이에 과연 ‘태후’의 뒤를 이을 드라마의 탄생이 기대를 거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때문에 하반기 첫 방송이 예고된 다수의 초호화 드라마 라인업은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큰 부담감과 책임감을 가득안은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극본 이경희 / 연출 박현석 차영훈 / 제작 삼화네트웍스, IHQ)’ (이하 ‘함틋’)가 오늘(6일) 첫 방송을 시작한다. 김우빈과 배수지. 두 남녀 주인공 이름만으로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데에는 성공한 ‘함틋’이 과연 절대 강자 없는 수목극 왕좌를 차지할 수 있을까.
일단 ‘함틋’에 대한 기대는 높은 상황이다. 이는 올해 최고의 드라마로 손꼽히는 ‘태후’와 묘하게 닮아있다는 점이다.
먼저 ‘함틋’은 100% 사전 제작으로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방영된다. 특히 중국 동영상 사이트 유쿠에 회당 25만달러로 판매 됐으며, 이는 ‘태후’와 동일한 금액이다. 역사상 방송된 국내 드라마 중 최고액으로 ‘태후’가 한국은 물론 중국에서도 신드롬을 일으킨 만큼 ‘함틋’의 성공에도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또 중국 뿐 아니라 홍콩, 대만 등을 포함해 북미와 남미 등 총 10여개국에 동시 방영을 예고해 화려한 스케일을 자랑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태후’가 ‘파리의 연인’ ‘상속자들’ 등을 통해 탄탄한 시청층을 확보한 김은숙 작가가 집필했다면 이번엔 사랑에 깊이를 다루는 대본으로 매니아 팬층을 거느린 이경희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이경희 작가는 ‘미안하다 사랑한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고맙습니다’ ‘이 죽일 놈의 사랑’ 등을 통해 서정적인 대사와 감성적인 필체로 안방극장의 주 시청자인 여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바 있다.
거기에 ‘공주의 남자’ ‘스파이’ 등으로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박현석PD와 처음으로 의기투합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두 스타 제작진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낼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태후’를 지배했던 송중기-송혜교, 이른바 ‘송송커플’이 있었다면 ‘함틋’에는 김우빈-배수지의 ‘우수커플’이 나선다. 전작 ‘상속자들’을 통해 이미 로맨스에는 손색없는 비주얼과 연기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김우빈과, ‘국민 첫사랑’의 배수지가 만난다는 점에서 세간의 화제를 모은다.
김우빈은 극중 톱스타 신준영 역을 맡았다. 김우빈표 츤데레 연기가 여심을 사로잡을 것으로 예상 된다. 거기에 ‘학교2013’ ‘상속자들’에 이어 3연타석 홈런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2013년 ‘구가의 서’를 통해 이경희 작가와 호흡을 맡은 바 있는 배수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 변신에 도전한다. 배수지는 극중 상큼하고 풋풋한 고등학생부터 다큐PD의 모습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것을 예고했다.
물론 작품과 연출력이 제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연기자의 연기력이 드라마의 흥행을 좌우할 수 밖에 없을 것. 김우빈은 다수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으로 많은 이들에게 인정받은 배우로 자리 잡았다. 반면 배수지의 연기력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는 점이 불안요소다.
앞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티저 영상에서 노을의 감정이 표출되는 몇몇 장면들에서는 다소 어색함이 묻어나 이 드라마를 통해 ‘눈물의 여왕’ 반열을 노리고 있는 배수지의 연기적인 불안요소는 존재한다.
배수지를 향한 이미지는 연기 잘하는 연기파 배우가 아닌 청순 가련의 대명사인 ‘국민 첫사랑’의 이미지가 지배적이다. 2011년 KBS2 ‘드림하이’를 통해 걸그룹 미쓰에이 멤버 수지로 출발한 배수지가 배우라는 수식어가 더 따라 붙은지 5년째다. 그럼에도 영화 ‘건축학개론’ 그 이상의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는 게 대중들의 평가다.
물론 짧은 하이라이트 영상만으로는 그의 연기력을 판단할 수 없겠지만, 그의 연기력이 ‘함틋’의 흥행 여부가 달렸다고 해도 큰 무리는 없는 것도 사실이다. 로맨스 드라마기 때문에 자칫 극의 몰입도를 해칠 수 있는 연기는 시청자들이 등을 돌릴 수 있는 가장 큰 위험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태양의 후예’ 이후 수목드라마의 시청률은 10%를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절대 강자는 없다는 뜻이다. ‘운빨로맨스’ ‘원티드’ 모두 엎치락 뒤치락한 상황에서 ‘함부로 애틋하게’가 선전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이에 ‘태양의 후예’로 쏠쏠한 재미를 봤던 KBS는 ‘함부로 애틋하게’를 시작으로 ‘구르미 그린 달빛’ ‘화랑 더 비기닝’ 등으로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다. ‘함부로 애틋하게’가 강세를 보인다 하더라도 이종석-한효주 주연의 MBC ‘W’가 20일 첫 방송이 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우빈과 절친 사이인 이종석과의 맞대결에 시선이 쏠리고 있는 상황에서, 100% 사전 제작 ‘함부로 애틋하게’와 비교했을 때 얼마든지 수정이 가능한 ‘W’의 공세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블록버스터급 흥행에 성공한 ‘태양의 후예’와 비교되면서 커다란 부담감과 책임감을 등에 업고 첫 방송을 시작하게 된 ‘함부로 애틋하게’가 왕좌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까. 오늘(6일) 오후 10시 KBS2 첫 방송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