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뒤를 이을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테리사 메이 내무장관과 앤드리아 레드섬 에너지차관의 2파전으로 압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보수당 하원의원 330명을 대상으로 5일(현지시간) 실시한 1차 투표에서 캐머런 총리의 잔류 캠프를 지원했던 메이 장관이 165표를 얻어 1위에 올랐다. 표 차이가 많이 나긴 했지만 레드섬 후보는 66표를 얻으면서 2위에 올랐다. 군소 후보였던 레드섬은 EU 탈퇴를 주도했던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이 지지를 선언한 이후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 EU 탈퇴 시기·이민자 두고는 의견 갈려
가장 유력한 두 후보인 메이와 레드섬은 모두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EU 탈퇴를 진행하고 이민자를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EU와의 협상 방식과 리스본 조약 50조 발동 시기, 기존 이민자 지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메이는 이날 이브닝 스탠더드와의 인터뷰에서 EU에 탈퇴서를 제출하여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하기 전에 EU 관계자들과 미리 협상을 벌이겠다고 주장했다. 또한 연내 EU와 탈퇴 협상에 돌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연합 회의주의자인 레드섬 후보는 4일 공식 경선 출마를 선언하며 국민투표 결과에 맞게 탈퇴 찬성파가 당을 이끄는 것이 맞다며 최대한 빠르게 EU 탈퇴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우리(영국)나 유럽이나 오랜 불확실성을 원치 않으며 리스본 조약 50조 발동 전에 모든 것을 미리 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메이와 레드섬은 이민자들의 지위 유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메이는 ITV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EU에 공식 탈퇴를 선언하기 전까지 몇 달 혹은 몇 년 동안 이민자가 가파르게 증가할 수 있다며 이를 적정 수준으로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EU에 건너가 살고 있는 영국인들과 이미 영국에 들어온 EU 시민들의 기존 지위 유지 여부는 EU와의 협상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레드섬 후보는 이미 영국에 거주하고 있는 EU 시민들은 지금까지 누렸던 지위를 그대로 보장할 것이며, 이는 탈퇴 논의에서 배제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