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또 오해영' 전혜빈 "예쁜 오해영이 저에게 온 이유는…"

2016-07-05 23:13
  • 글자크기 설정

[사진 제공=나무엑터스]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2002년 걸그룹 러브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전혜빈은 데뷔와 동시에 MBC 대표 시트콤 ‘논스톱 3’에 출연하며 연기를 병행했다. 이후 19편의 드라마, 3편의 영화, 2편의 연극을 통해 차곡차곡 필모그라피를 쌓아왔다. 그에 비하면 고정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은 ‘정글의 법칙’ ‘천생연분’ ‘심장이 뛴다’ 정도인데, 대중은 예능 속 전혜빈에게는 열광하면서 연기자 전혜빈은 유독 흐리게 기억했다.

그런면에서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은 전혜빈에게 각별한 작품이다. 언제나처럼 “두 번째 여자 주인공”으로 출연한 작품이기는 하지만 연기자 전혜빈을 선명하게 각인시켰다.

“지난달 25일에 강호동 씨가 출연하는 JTBC ‘아는형님’에 한 번 나갔는데 그날 최고 시청률이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신기했어요. 예능 속 전혜빈을 많이 사랑해주시는구나 싶기도 하고, 강호동 씨와 함께했던 ‘천생연분’을 10년 넘게 기억해 주시는구나 싶기도 하고요. 그런 면에서 ‘또 오해영’은 저에게 고마운 작품이에요. 제가 연기하는 모습을 정말 많은 분이 봐 주신 거잖아요. 케이블채널 역대 월화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만큼이요. 연기자 전혜빈이 좀 더 자연스러워지지 않으셨을까요?”

전혜빈은 드라마에서 예쁘고 유능한 데다 친절하기까지 해서 ‘보통의’ 오해영을 주눅 들게 하는 ‘예쁜’ 오해영을 맡았다. 남자는 물론이고 친구, 선생님, 직장 동료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역할이라 작품 밖 보통의, 평범한 우리에게 시샘을 사기도 했다.

“악역 아닌 악역이었죠. 뜻하지 않게 금해영으로 인해 흙해영이 상처를 입으니 얄미운 게 당연해요. 하지만 ‘예쁜’ 오해영에게도 아픔이 있어요. 이혼 가정에서 자라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싶었을 뿐이죠. 저도, 매사에 완벽하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예쁜’ 오해영을 제가 공감하면서 연기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오래 보니 ‘예쁜’ 오해영도 사랑과 관심에 목이 말라 이리저리 용쓰는 보통의 사람이더라고요.”

내면이야 평범할지 몰라도, 외면은 비범한 게 분명한 이 캐릭터에 왜 캐스팅된 것 같으냐고 물었더니 “저는 원래 늘 두 번째 여자주인공이었어요”라고 답했다. 느닷없이 적나라한 솔직함에 당황했다.

“예쁜 역할이라고 정말 미의 상징인 여배우, 뭐 예를 들면 송혜교, 김태희가 이 역할을 하겠어요? 두 번째 여자주인공인데 말이에요. 예쁜 오해영이 두 번째가 아니라 메인 주인공이었다면 저에게 안 들어왔겠죠. 저는 거의 늘 두 번째 여자주인공이었어요. 제가 정말 예뻐서라기보다는 제 열정을 예쁘게 봐주신 거 같아요. 두 번째 주인공이어도 주연 배우 못지않게 치열하게 연기한다고 자부거든요. 그런 면을 알아주신 것 아닐까요?”

이렇게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그리고 그것을 스스럼없이 표현하는 여배우라니. 데뷔 14년 차 전혜빈에게 새로운 향기를 맡았다.

“고난과 역경과 시련 덕이죠. 언제나 꿈을 향해 뛰었지만 참 많이 넘어지고 찢겼어요. 그러다 보니 현실을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거부하지 않고 그것을 받아들였죠. 하지만 꿈이 현실적으로 변한 것은 아니에요. 전 여전히 크고 원대한 꿈을 꾸죠. 그곳에 더 빨리 다가가기 위해서 있는 그대로의 저를 받아들인 것뿐이에요.”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