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저 8시 30분 번호표 갖고 있어요. 들어갈게요."
길 가던 이들의 시선을 붙잡기에 충분했다. 카카오프렌즈샵 강남점(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429) 오픈 첫날 1000여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리면서 매장 밖은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겹겹이 늘어선 줄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심지어 줄은 오픈일 하루 전부터 시작된 터였다.
토이, 문구, 모바일용품, 홈&데코, 잡화 등을 판매하는 1층에는 대형 라이언을 설치, 방문객의 기념사진 촬영이 가능하게 했고 카카오프렌즈 라이언·무지·어피치 등 8가지 캐릭터별 특징을 알 수 있는 체험존도 마련됐다.
2층에는 패션 액세서리, 아웃도어, 유아용품, 잡화, 뷰티 등이 판매되고 있으며, 3층에는 라이언을 주제로 한 100여석 규모의 라이언카페가 마련돼 있어 다과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임지훈 대표 "놀러오세요, 카카오프렌즈 강남"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카카오프렌즈 강남점 오픈을 알리며 여기서 직접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임 대표는 "강남역 3층 건물 전체가 카카오프렌즈로 가득한 플래그십 스토어가 내일 정식 오픈합니다. 놀러오세요"라는 말을 남겼다.
흥행에는 대성공이었다. 카카오가 캐릭터 사업에서 큰 재미를 보고 있는 현실의 반영이기도 했다. 캐릭터 사업의 경우 카카오드라이버(대리운전) 등과 같이 기존 사업자와의 마찰이 적은데다가 높은 성장성을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프렌즈의 가파른 성장세는 카카오에 핵심 캐시카우가 돼 주고 있다. 작년 6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카카오프렌즈는 2015년 한해 매출액은 103억원, 순이익은 16억원이었으나 올해 1분기(1~3월)에만 카카오프렌즈가 거둔 매출액은 66억원, 순이익은 11억원이었다.
한국콘텐츠진행원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과 캐나다, 일본에 이은 세계 4번째에 이르고 있다.
◆밀려든 방문객에 몸살 지적
다만 강남점 오픈일에 밀려드는 방문객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개선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날 비를 뚫고 저녁 시간께 방문한 이들은 모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오후에 번호표를 배포해 앞에서 줄을 늘어서는 일을 미연에 방지한 결과이기도했다. 7~8명의 카카오프렌즈샵 직원이 문 앞을 막아서고 일일이 번호표를 확인해 방문객을 들여 보냈다. 매장 밖 출구도 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쪽에 따로 마련됐다.
강남역은 시간당 150명으로 입장객을 제한했다. 방문객은 아쉬움을 달래 듯 매장 밖을 서성이거나 밖에서 사진을 찍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러한 진풍경에 주변을 가던 이들도 발길을 멈추고 묻어보곤 했다.
'여기 뭐하는 곳이에요', '왜 못 들어가나요'라는 말들은 계속 오갔다.
카카오프렌즈가 애초 밝힌 일상의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카카오프렌즈샵 강남점을 오픈했다는 취지에 맞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