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9호선만 타면 민원 넣기 힘드네… 시민들 무더위에 불만·짜증 폭발

2016-07-0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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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9호선 1단계 구간(개화 ~ 신논현) 차량 내 한 켠에 고객센터번호가 표시돼 있다. 사진=조득균 기자]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4일 오전 지하철 9호선 객차에 타고 있던 직장인 서모씨(30·남)는 후텁지근하고 습한 날씨 탓에 에어컨 온도를 더 내려 달라는 민원 문자를 보내려 했지만 이내 포기하고 말았다. 

다른 지하철 노선과는 달리 유독 9호선에서만 문자를 할 수 없었고, 전화만 가능했기 때문이다. 아쉬운 대로 전화를 시도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분주한 아침 출근길인지라 객실 내에는 발 디딜 틈조차의 여유도 없을 뿐더러 사람들 사이에 몸이 꽉 낀 채로 한 손에 들고 있던 스마트폰에 손가락만 까딱 움직일 수 있는 정도였다.

여름철 본격적인 장마에 접어들면서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냉방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하철 9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민원 접수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정모씨(29·여)는 "평소 지하철을 이용할 때 불편한 사항이 있으면 문자를 통해 민원을 넣었다"면서 "9호선에만 문자 민원이 없어 상당한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론 전화를 이용해 불편한 사항을 얘기할 수도 있지만 출·퇴근 시간에는 이용객들이 많기 때문에 직접 전화를 거는 것보다 문자를 넣는 것이 훨씬 더 편할 때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9호선운영(주) 관계자는 "비용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문자 민원 시스템 없이 전화 고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 대신 쉽고 간편하게 민원을 접수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나 모바일을 통해 고객의 민원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모바일을 이용해 서울시 메트로 9호선 홈페이지에 접속해본 결과, 관계자의 말과는 달리 여러 개의 홈페이지 창을 클릭해야만 접속이 가능했다.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물론 불편이 뒤따랐다.

또한 비용 대비 효율성이 낮다는 주장도 사실과는 달랐다. 문자와 전화 민원 시스템 모두 이용 가능한 서울도시철도공사(5·6·7·8호선) 측에 따르면 문자 시스템은 무상 설치가 가능했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초기 문자 민원 시스템을 갖출 당시 이동통신업체 KT를 통해 무상으로 구축했다"면서 "2015~2016년 2년간 유지 보수비용으로 3400만원만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가 지난해 아침 출근길 지하철 혼잡도를 조사한 결과, 9호선이 가장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구간의 혼잡도가 200%를 넘어섰다. 이는 승객들이 의자를 모두 채울 뿐만 아니라 통로에 약 3줄로 서고 출입문 사이에도 약 35명이 모여 있어 열차 한 칸에 360명이 탄 수준에 이른다.

이 때문에 지하철 9호선 탑승객들의 문자 민원에 대한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서울9호선운영(주) 관계자는 "승객들의 불편과 민원이 지속된다면 향후 관련 조사를 통해 문자 민원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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