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채열 기자 =도자기의 고장 김해에서 문헌에 기록된 분청사기 가마터가 최초 발굴됐다.
이번 발굴조사는 김해시가 유적의 추가훼손을 막고자 문화재청 긴급발굴조사비 7000만원을 지원받아 상동면 대감리 일원에서 발굴했다.
가마폐기장 3개소 중, 1호 폐기장은 면적 약 266㎡로 최대 두께 3.5m 이상에 이르는 대규모 폐기장으로 가마가 사용되던 시기보다 더 빠른 시기로 확인됐다. 조업시기가 약 100년에 달해 현재 발굴부지 주변에 분청사기 가마가 대규모로 잔존할 것으로 보인다.
출토유물은 3000여점에 달하며 갑발(匣鉢), 병(甁), 호(壺), 접시 및 보(簠), 고족배(高足杯)와 같은 제기(祭器), 벼루 등 다양한 기종이 확인됐다.
이중 사선(司膳)’ 장흥(長興)의 관사명(官司銘)이 상감된 발, 접시 등과 김해(金海), 양산(梁山)명이 새겨진 명문도자기가 함께 출토되어 김해지역에서 우수한 공납용 도자기를 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김해 구산동택지개발유적에서 발굴된 것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러 분청사기가 확인되었으며 ‘양산’명 자기를 통해 김해를 넘어 인근 양산지역까지 공급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학술위원으로 참석한 성현주 부산임시수도관장은 "조선시대 전기에 ‘甘勿也村(감물야촌)’이라는 분청사기 요업단지가 조성된 중요한 유적"이라며 "김해지역에서 조선시대 공납용 분청사기 생산지가 확인되었다는 점이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김해시는“도문화재로 지정 후 예산을 확보하고 분청사기가마터를 복원하여 분청도자기축제의 당위성을 높임과 동시에 김해도예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해시는 지난해까지 20회째 분청도자기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도자기의 고장이지만, 그동안 분청사기 가마터가 확인되지 않아 개최 당위성은 물론 역사성을 의심받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