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요셉 기자=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로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 결정 이후 국면을 유리하게 이용하기 위한 공방을 본격화하고 있다.
클린턴은 트럼프가 브렉시트를 국가적 문제보다 자신의 사업기회에만 연결하고 있다며 대통령으로서 트럼프의 자질 미달을 주장했다.
클린턴은 26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선거캠페인 광고에서 "모든 대통령은 세계에서 벌어지는 이벤트들의 시험을 받는다"며 "그러나 트럼프는 그것들로부터 어떻게 자신의 골프코스가 이득을 얻는지만을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트럼프가 지난 24일 자신의 스코틀랜드 턴베리 골프장에서 기자들에게 "(브렉시트로) 파운드 가치가 떨어지면 솔직히 더 많은 사람이 여행이나 다른 일로 턴베리로 올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은 것을 공격한 것이다.
클린턴 선거캠프는 광고를 소개하면서 "시장이 곤두박질치고 미국 가정들에서 직장인 은퇴연금 401(k)이 하루아침에 1000억 달러(약 11조7000억원) 이상 날아가 버리는 상황에서 트럼프는 브렉시트 결정으로부터 잠재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점만을 홍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로비 무크 선대본부장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미국과 영국의 선거인단 사이에는 비슷한 감정이 있을 수 있으며 차기 대통령은 그 같은 이슈를 해결해야 한다"면서도 "이번 사태에 대응하는 것으로 볼 때 트럼프는 백악관에 입성할 자질이 없다"고 공격했다.
무크는 이어 "클린턴은 어떻게 중산층 가정에 영향을 끼칠 것이냐의 렌즈로 이번 사태를 들여다보고 있으나 트럼프는 이것이 자신의 재정수지에 도움이 되느냐의 렌즈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클린턴이 브렉시트에 대해 나쁜 판단을 내렸던 것을 씻어내기 위해 거액의 광고를 하는 것은 창피한 일"이라고 공격했다.
트럼프 선거캠프를 진두지휘하는 폴 매나포트는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클린턴의 공세를 '엉터리 주장'이라고 일축한 뒤 "트럼프는 현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적 우려와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클린턴은 아예 귀를 닫은 채 미국 국민이 관심을 두지 않는 일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를 공개 지지한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폭스뉴스에서 "미국과 영국 내에서 의미 있는 반(反) 주류 운동이 전개되고 있으며 이것이 트럼프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미국 내에는 소수인종이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어 두 나라를 비교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ABC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지금 영국과 비슷한 상황을 보고 있다"며 "우리는 (유럽연합의 관료제와 마찬가지로) 지난 6년간 '규제 광란'에 시달려 왔다"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