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클린턴, 브렉시트 민심 읽지 못하면 트럼프 반사이익

2016-06-2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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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의 여파가 대서양을 건너 미국 대선에도 적지 않은 여파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가 세계화와 이민자에 대한 반감과 고립주의 및 파퓰리즘의 확산을 방증하는 사례로 해석되면서 이 같은 대중의 감정에 호소하는 정치인들이 득세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정치적 경쟁력이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국민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삶의 질에 불만을 느끼며 그 화살을 급증하고 있는 이민자들에게 돌렸다. 또한 지난해 파리와 브뤼셀에서의 테러 이후 이슬람 난민에 대한 공포감도 고조됐다.

또한 탈퇴 진영은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일반 대중과 기득권 엘리트와의 싸움으로 몰아갔다. 나이젤 파라지 노동당 당수는 브렉시트의 승리 후 “우리가 다국적 대기업, 대형 은행, 기득 정치권, 거짓말, 부패, 속임수와 싸워 이겼다”고 자축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고조되자 미국 대선에서 사실상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5일 뉴욕타임즈(NYT)는 기득권 정치 세력을 제치고 파퓰리스트가 승리로 기록될 브렉시트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두려워해야 하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힐러리와 영국의 EU 잔류 캠프와는 공통점이 많다. 모두 “함께일 때 강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분노에 호소하기 보다는 합리성을 내세워 큰 그림을 보고 경제와 이민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주장한다. 또한 국제화를 추구하는 안정적이고 노련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같은 신중함만이 능사는 아닐지 모른다고 NYT는 지적했다. 버니 샌더스나 트럼프의 한층 과격한 약속을 정치적 혁명을 이뤄보겠다는 약속들에 비해 호소력과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힐러리 주변에서도 힐러리가 민심을 읽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힐러리는 세계화 추구가 문제가 아니라고 여기고 구멍 뚫린 국경과 불법 이민자를 비난하지도 않으며 자유무역협정에 따른 일자리 감소 대책을 내놓지도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력한 보호 무역주의, 불법 이민자에 철퇴, 이슬람 혐오 등을 내세우는 트럼프와는 극명히 비교된다.

클린턴은 트럼프의 인종차별, 성차별자라는 것을 부각시키지만 브렉시트 투표에서는 많은 엘리트 정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유권자들의 분노가 훨씬 크다는 것이 확인됐다.

오하이오주 애크론 대학교의 데이비드 코헨 교수는 NYT에 “브렉시트는 클린턴 캠프가 잠재적 승리 가능성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똑똑히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샌더스, 브렉시트 찬성 캠프는 대중의 분노와 불안에 호소했고 이것은 먹혀들었다”며 “미국의 노동자 계층도 유럽 노동자층과 비슷한 상황이다. 다국적 경제 체제가 중산층에겐 환대받을지 몰라도 노동자층에겐 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은 과거부터 이민자의 나라였고 영국은 EU 가입 이후 이민자가 급등했기 때문에 문제가 다르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또한 이들은 영국이 분노한 것은 브뤼셀의 강압적 관료주의라며 미국 대선과 비교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AP 통신 역시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정책을 찍는 것이었고, 대선은 인물의 인성, 리더십, 신뢰도가 골고루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브렉시트와 미국 대선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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