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실체가 베일에 싸여 있던 김제 성산성의 축조 기법이 밝혀졌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전라문화유산연구원의 발굴조사 결과, 성산성이 판축(版築)기법을 이용한 토축성벽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판축기법은 흙을 떡시루처럼 얇은 판 모양으로 켜켜이 다져 쌓는 방법으로, 단순히 흙을 쌓아 올리는 성토(盛土)기법보다 견고한 것이 특징이다. 성산성의 맨 아래 성벽은 점토와 마사토를 재료로 사용해 정교하게 쌓였고, 축조할 때 사용됐던 목조 구조물(비계목)의 기둥자리인 영정주공(永定柱孔)이 130㎝의 간격으로 배치되어 있음이 이번 조사로 확인됐다.
맨 아래 성벽의 위로는 두 차례에 걸쳐 성벽을 보강한 흔적이 발견되었는데, 성벽 밑부분에 기단석을 2열로 줄지어 나란히 놓은 다음 그 위에 판축기법으로 중심 성벽을 쌓은 형식이다.
유물로는 선 모양의 무늬가 새겨진 선문계 기와와 생선뼈무늬가 표현된 어골문계 기와가 주로 출토됐으며, 물결무늬가 새겨진 대형 항아리도 여럿 발견됐다. 유산원 측은 "'관'(官)자가 찍혀 있는 기와도 발견된 것으로 보아 성산성이 국가 시설로 이용되었음을 짐작게 한다"고 말했다.
축조 시기는 통일신라말~고려 초로 추정되며, 최하층 판축토성은 축조 기법·재료, 영정주공의 간격 등을 감안하면 그 이전 시기로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굴조사 성과는 오는 24일 오후 3시 30분 발굴현장(전라북도 김제시 교동 262-4)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