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함준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23일 구조개혁이 지연되면 통화정책 효과가 제약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함 위원은 이날 서울 중구 남대문로 소재 본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구조개혁은 통화정책과 별 관련이 없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긴밀한 보완관계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구조개혁이 지연되면 잠재성장률과 균형금리 하락으로 금리 하한 도달위험이 높아지고 노동과 자본의 재배분이 원활치 못해 유휴생산력 문제가 상존하면서 정책 효과가 제약된다"고 강조했다.
함 위원은 구조개혁을 비롯해 통화·재정정책, 거시건전성 대책 등의 조합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G2 리스크와 같은 난기류가 산재해 있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불시착을 막기 위해서는 구조개혁 추진과 이를 뒷받침할 통화·재정 등 경기안정화 정책, 가계부채 위험 등 부작용 방지를 위한 거시건전성 정책의 올바른 조합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마치 우리가 감내해야 할 수술과 링거주사, 항생제 처방과도 같아서 어느 하나도 없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함 위원은 통화정책을 항공기 조정에 비유하며 "난기류로 기체는 흔들리고 시야는 잔뜩 흐린데 거센 앞바람에 추진력은 점차 약해지는 느낌이다"며 "하루속히 안전한 항로와 고도를 찾아 경제를 순항시키는 것이 책무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더불어 금통위원 취임 후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아쉬운 점도 밝혔다.
함 위원은 "부임 후 2년간의 성장률을 평균해보니 분기당 0.65%, 연율 2.6%였다"며 "세월호와 메르스 여파도 있었지만 이번까지 금리를 다섯 차례나 내렸는데 성장률 면에서는 많이 미흡한 성적이라 생각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통화정책 중립성과 체계 개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들은 금융안정의 감시자 및 관리자로서 보다 능동적인 역할을 요청받고 있다"며 "중앙은행의 금융안정기능 확대가 본연의 통화정책 중립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신중한 제도설계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저성장, 저물가가 장기화되고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확산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저금리 하에서 효과적인 정책수단 개발에 힘쓰는 한편 통화정책 운영의 기본원칙을 마련하고 의결문도 개선하는 등 정책 커뮤니케이션을 확충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