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이 외국기업의 중국 본토 증시 상장을 허용하는 등 대외개방에 속도를 올릴 뜻을 천명했다.
상해증권보(上海證券報)는 인민은행이 21일 '중국 인민은행 2015년 연례보고서'를 통해 조건에 부합하는 외국기업의 중국 본토 주식발행을 곧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22일 보도했다. 외국기업의 중국예탁증권(CDR, China Depository Receipt) 발행 승인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채권시장은 외국인투자자에 개방했지만 중국 증시에서의 외국 기업 주식발행을 금지해왔다. 외국 기업의 중국 증시 상장이 허용되고 CDR 발행이 시작될 경우 중국 금융시장 개방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22일 업계 인사의 발언을 인용해 "CDR 발행을 승인한다면 이는 중국 금융시장 개혁개방에 있어 혁신적인 조치"라며 "이는 자본시장 투자주체를 확대하고 위안화의 자유태환과 사용 범위 확대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CDR은 중국판 미국예탁증서(ADR)로 주식 매매시 현물 주식 대신 유통하는 증권을 말한다. 중국 은행이 중국 내 해외 기업 주식을 매입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발행하는 증서로 투자자는 CDR 보유로 실제 주식을 보유와 동일한 효과를 얻는다.
이 외에 인민은행은 외국인 개인투자자의 중국 투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적절한 시기에 '적격국내개인투자자(QDII2)' 제도의 시범 실시도 선언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부터 QDII2 시행 계획을 밝혔으나 자본유출 우려가 커지면서 연기한 바 있다.
또, 중국 국내투자자의 해외시장 투자와 외국인 투자자의 중국 금융시장 투자가 한층 쉽고 자유롭게 하고 자본시장의 양방향 개방에도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 후 채권 등 금융시장 개방, 위안화 자유태환 등 국제화에도 한층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한편, 인민은행은 중국 상업은행의 역외 위안화 시장 참여 허용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전했다. 인민은행은 21일 공식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성명에서 "최근 관련 회의를 통해 상업은행의 순차적 역외 위안화 시장 참여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인민은행은 상업은행의 역외 위안화 시장 개입을 금지해왔다. 인민은행이 태도를 바꾼 것은 역내외 환율차를 노려 이득을 취하는 세력을 근절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위안화 절하 전망이 최근 힘을 얻고 있는 것도 이유다. 화룡망(華龍網) 22일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역내외 환율차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것은 위안화 절하 전망을 키우고 외화 유출을 가속화 할 것"이라며 "위안화 환율 정책에 대한 오해를 줄이고 효과를 높이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