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정부의 선택은 부산 가덕도도, 경남 밀양도 아니었다. 대신 기존 김해국제공항 확장이라는 결론을 냈다. 지난 20여년간 이어졌던 영남권 신공항 건설 논란 및 갈등에 일단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영남권 신공항의 필요성은 1990년대부터 거론됐다. 당시 동남권 항공수요가 부산에 자리 잡은 김해국제공항으로 몰리면서 향후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대선 승리에 따라 들어선 이명박 정부는 부산이 내세운 가덕도와 대구와 울산, 경남, 경북 등이미는 경남 밀양을 놓고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연구원에 용역을 맡긴다. 이에 따라 부산과 나머지 지역에서 시작된 갈등이 신공항 건설을 요구하는 타 지역 간의 반발로까지 크게 확산되기 시작한다.
갈등이 심각 수준을 넘어서자 이명박 정부는 집권 4년차인 2011년 3월 영남권 신공항 계획을 백지화한다. 가덕도와 밀양 모두 비용 대비 편익(B/C) 수준이 타당성 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였다. 2010년 지방선거 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판단에서 나온 결과라는 정치적 해석도 쏟아졌다.
다소 수그러들었던 논란은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대선 당시 공약으로 영남권 신공항 건설 계획을 되살리면서 또다시 시작됐다. 경제성이 미흡하다는 결과는 약 3년 만에 수요가 충분하다는 결과로 뒤바뀌었다.
이달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연구 용역 결과 발표를 앞두고는 밀양이 유력하다는 설이 흘러나오며 영남권 갈등은 극으로 치달았다. 그러자 정부는 21일 결국 기존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제3의 카드를 선택했다. 이날 ADPi의 관계자는 “신규공항 후보지가 선정됐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정치적, 법적인 후폭풍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어느 곳을 선택해야 수요를 극대화하고 이익을 낼 수 있는 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나, 이번 백지화에는 단순히 영남권 분열 후폭풍을 고려한 정치적 입김이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정치적 논리를 배제한 재검토를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