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일각에선 이번 사고 역시 지난 2014년 사고와 마찬가지로 인재(人災)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GS칼텍스는 이번 사고로 인해 전남 광양항에 지을 예정이었던 제3제품부두 건설에도 어느정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11시경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제품1부두에 설치된 GS칼텍스 경유 배관에서 경유 5만4100ℓ가 유출됐다. 유출된 기름은 25t 탱크로리 차량 두 대 분량이며 유출된 기름 중 5700ℓ가 배수로를 따라 인근 하천으로 유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014년 1월 31일에도 GS칼텍스의 '우이산호 기름유출' 사고로 기름 수백 ㎘가 바다로 유출된 바 있다.
결국 GS칼텍스의 유출량 축소로 사고 발생 후 약 29시간이 지나서야 방제대책본부가 구성된 바 있으며 초기 방제작업에 투입된 인원을 포함해 인근 지역 주민 460여 명이 구토, 어지럼증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우이산호 기름유출 사고 이후 2년 4개월여만에 다시 재발된 이번 기름 유출 사고로 GS칼텍스가 추진중인 제3제품부두 건설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최근 GS칼텍스는 제3제품부두 준설을 위한 환경영향평가(초안) 주민설명회를 지난달 24일 묘도동을 시작으로 31일 신덕마을, 6월 10일 삼일동 등에서 진행했다.
당시 주민들은 환경 대책이 미흡하다며 이에 대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묘도동 주민은 “설명회에서는 제3부두 건설로 인해 어패류 피해 등이 예상되는 반면 이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다는 의견들이 많았다”면서 “당시 주민들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GS칼텍스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일부 주민들의 우려에도 GS칼텍스는 여수지방해양수산청으로부터 제3제품부두에 대한 조건부 건설 승인을 받아놓은 상태다. 선박운항 시뮬레이션 결과 안전성이 입증되면 바로 공사 착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GS칼텍스측은 제3제품부두 건설을 이르면 다음달께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여수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준설작업과 돌핀부두 건설은 별개 사안으로 시뮬레이션이 통과되면 바로 공사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부두준설에 대한 주민설명회가 마무리 되고 공사에 대한 승인 서류가 접수되면 이에 대해 별도의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업계에서는 부두가 부족한 만큼 GS칼텍스가 공사를 차질없이 진행하더라도 잇따르는 안전문제에는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여수 산업단지 내에 부두가 부족한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부두 부족은 안전과도 밀접한 만큼 차질없이 건설이 이뤄져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현재 부두 건설을 앞두고 기름유출이라는 악재를 만난 만큼 이에 대한 반발이 예상된다”면서 “GS칼텍스는 예정중인 공사들이 급히 이뤄질 경우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에 대해 차분히 사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