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 검찰이 정운호(51·수감 중)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억대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현직 검찰 간부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정 대표에게 수사 정보를 알려준 또다른 검사도 수사선상에 올랐다.
서울 고검에 근무중인 P검사는 지난달부터 뇌출혈 증세로 병원에 입원 중이다.
검찰은 최근 정 대표로부터 "P검사에게 전달해 달라는 취지로 2010년께 C씨에게 1억원을 맡겼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네이처리퍼블릭은 지하철 상가 운영업체인 S사의 사업권을 매수하며 사업 확장을 추진했고, 감사원은 서울메트로가 S사를 운영업체로 선정한 과정을 감사하고 있었다.
정 대표는 감사원의 감사를 무마하려는 의도로 감사원 관계자와 인맥이 닿는 P검사에게 청탁성 금품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정 대표의 '금품 전달자'로 지목된 C씨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체포해 실제 P검사에게 금품을 건넸는지 조사한 뒤 17일 석방했다. 검찰 관계자는 "석방은 수사상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C씨가 '배달사고'를 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P검사 조사에 앞서 "필요한 모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계좌추적 등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에 따라 당시 감사원 측 청탁 대상 등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P검사 외에도 정 대표 관련 사건의 처리 과정에 있던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계좌추적·통신자료 등 확인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더해 검찰은 정 대표 상습도박 혐의를 수사할 당시 서울중앙지검에 근무했던 다른 현직 검사가 관련 정보를 정 대표 측에 누설한 정황도 포착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지난해 정 대표의 상습도박 사건에서 수사 담당 검사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L검사가 한 대기업 임원의 부탁을 받고 정 대표 수사 정보를 알려줬다는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통화내역 추적 등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L검사는 해당 임원, 정 대표와 만나 식사했다는 첩보도 입수됐다. L검사는 정 대표, 홍만표 변호사의 고교 동문 후배로 확인됐다.
검찰 수사 정보가 외부로 누설된 의혹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L검사와 대기업 임원 등을 조만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