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운업계 “현대상선·한진해운 빼면 흑자”…정부 일률적 구조조정 성토(종합)

2016-06-19 14:06
  • 글자크기 설정

선주협회, 양평서 사장단 연찬회 개최…“조선업과는 다르다”

[사진=선주협회 제공]

(아주경제=경기 양평) 김봉철 기자 = 국내 해운산업을 이끌고 있는 중견·중소 해운업체 최고경영자(CEO)와 관계자들은 해운업에 대한 정부와 금융권, 국민들의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선과 해운이 유관산업인 것은 맞지만, 인력 비중이 높고 부실경영 사태가 드러난 조선업과 묶여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윤재 한국선주협회 회장(흥아해운 회장)은 지난 17일 경기 양평군 소재 현대블룸비스타에서 개최된 ‘2016 사장단 연찬회’ 인사말에서 “정부가 지난 8일 산업·기업 구조조정 추진계획을 확정하고 해운 및 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여기에서 초래된 부작용이 적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대표적인 부작용은 해운업이 리스크 업종이자 구조조정 업종으로 치부되고 있는 것”이라며 “금융권에서 신규거래 개설이 불가하다고 하고, 대출금 조기상환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대형 화주들이 구조조정 중인 국적원양선사를 외면하고 외국선사에게 화물을 몰아주는 이탈현상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선주협회에 따르면, 20%가량의 대형 화주들이 구조조정 문제와 관련해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날 연찬회에서는 “양대 컨테이너선사의 구조조정이 마치 한국 해운이 침몰 직전에 있는 것처럼 잘못 알려져 대외 신인도가 크게 저하된 상황”이라며 회원사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한 해운업체 부사장은 “아직도 한국의 해양산업에 대한 인식은 밑바닥 수준”이라며 “사·농·공·상 밑에 ‘뱃놈’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이 박혀 있는 한 해운산업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했다.

또 다른 중소 해운업체 대표도 “해운산업이 2008년까지 대한민국 수출에 막대한 기여를 해왔다”면서 “그 사실을 외면한 채 현재의 업황 부진을 이유로 구조조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외항해운선사 151개사 중 114개사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으로 보면 99개사는 총 1조114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선사로 분류됐다.

당기순익 적자선사는 52개로 1조5723억원의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지만,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을 제외하면 5723억원(50개사)에 불과하다. 149개사의 당기순손익 총합도 6022억원 흑자를 기록 중이다.

김영무 선주협회 상근부회장은 “현재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제외하고는 한국 해운사들의 상황은 괜찮다”면서 “해운업 전체를 묶어서 위기라고 하는 건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해운불황 속에서도 해운강국으로의 성장을 위해 힘쓰고 있는 외항선사 사장단에게 감사와 격려를 전한다”면서 “해운업 구조조정이 최선의 결과로 이어지고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간 협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조규열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은 연찬회에서 ‘해운·조선 상생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조 부행장은 △국내 선박발주 실수요 창출 △선박금융 지원 가능 거래 선별 △공기업(화주) 협조방안 마련 등 3단계의 패키지를 구성를 통해 “2017년까지 신조발주를 위해 총 55척, 10억 달러 규모의 금융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들이 국내 선사들과 맺고 있는 장기 용선계약의 조기갱신, 스팟 화물운송 비중 축소를 통한 국내 선사와의 장기 용선계약 유도 등으로 내년까지 최대 15척, 4억5000만 달러 규모가 신조 발주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은은 이중 1억80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조 부행장은 해운사와 정책펀드, 운용리스 등의 금융 선주를 통해서도 총 36척에 대한 수요가 새롭게 창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선가가 바닥을 찍고 반등을 시작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시점에서 금융 지원을 통해 노후선박 조기 교체, 신규항로 추가투입 등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정기선 분야 △부정기선 분야 △정책 분야 △선원·안전·환경 분야 등 4가지 안건을 주제로 산·학·정 정책개발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토론회에서는 정부의 해운·조선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방향을 비롯해 △한국해양보증보험 출자 대책 △해운물류시장 질서확립 방안 △대량화주 상생협력 양해각서(MOU) 체결 △부산신항 내 인트라아시아(Intra Asia) 전용부두 확보 방안 △해군 제대군인 선원양성 제도 도입 방안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이번 연찬회에서 제기된 각종 현안사항이나 의견을 취합해 대정부 건의와 함께 해양수산부의 정책수립 시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