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협력업체 대표, '특혜 뒷돈 혐의'로 구속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의 물류운송 부문 협력업체 휴맥스해운항공 대표 정모(65)씨를 17일 구속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배임증재, 증거위조 교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특별수사단이 이달 8일 대우조선 비리 수사에 착수한 이후 의혹 관련자를 구속한 것은 정씨가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대표는 2011년부터 수년간 대우조선으로부터 사업상 특혜를 제공받는 대가로 남 전 사장에게 수억원의 뒷돈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특혜성 사업 과정에서 거액의 세금을 포탈하고 회사 자금 수십억원을 빼돌려 사적으로 쓴 혐의도 있다.

정 대표는 남상태 전 대우조선 사장의 대학동창으로, 남 전 사장 재직(2006∼2012년) 당시 '일감 몰아주기'의 최대 수혜자로 꼽혔다.

대우조선은 2007년 5월 정 대표가 대주주로 있는 업체와 자항선(스스로 항해하는 대형 바지선)을 이용한 선박블록 해상운송 사업에 대해 10년간 독점적 지위를 부여하는 수의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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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항선 건조 자금은 산업은행에서 10년 상환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400여억원의 잔존가치를 지닌 자항선도 해당 업체가 소유하도록 한 특혜성 계약이었다.

대우조선이 경쟁입찰을 했다면 훨씬 좋은 조건으로 다른 해운사와 계약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에도 대우조선은 지속적으로 운임을 높여 정 대표에게 거액의 수익을 챙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은 2010년 정 대표가 거액을 투자한 부산국제물류(BIDC)와 특혜성 계약을 체결해 정 회장에게 20여억원의 배당 수익을 안겼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달 13일 검찰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은 정 대표는 범행을 은폐하고자 관련 문서를 위조한 정황이 드러나 긴급체포됐다.

정 대표의 신병이 확보되면서 남 전 사장 비리와 관련된 특별수사단의 수사는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남 전 사장은 휴맥스에 관련된 해상물류 업체들의 주주를 구성하는 법인 지분을 보유한 정황도 포착됐다. 그가 배당수익이나 지분가치 제고 등을 통해 '일감 몰아주기'의 이득을 챙겼다는 것이다.

남 전 사장이 2011년께 BIDC의 2대 주주가 된 싱가포르 소재 회사 지분을 외국인 명의로 차명 소유하고 자금을 투자한 의혹도 제기됐다. 이 역시 BIDC에 대한 특혜로 수익을 끌어올려 직접 수억대 배당금을 챙겼다는 의심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