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그림자 실세’ 신영자 이사장에 쏠린 검찰의 눈

2016-06-1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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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신 총괄회장 셋째부인 서미경씨 비자금 조성 의혹도 조사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적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가족들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 특히 네이처리퍼블릭의 면세점 입점 비리 의혹으로 이번 검찰 수사의 불을 댕긴 신영자 이사장(74)에 관해 유독 주목하고 있다. 1973년 롯데그룹에 발을 들인 신 이사장은 이후 다양한 사업에 관여해 온 그림자 실세이기 때문이다. 

신 이사장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첫째 부인인 고(故) 노순화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반면 동주·동빈 형제는 두 번째 부인인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신 이사장은 부산여고와 이화여대 가정학과를 졸업한 후 1973년 호텔롯데 부사장으로 롯데그룹 경영에 참가했다. 이후 롯데백화점 총괄부사장, 롯데면세점 사장, 롯데쇼핑 사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현재는 계열사 8곳의 등기임원을 맡고 있다.

2009년부터는 경영 일선에서 손을 떼고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을 맡았고 2012년부터 롯데장학재단 및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을 겸하고 있다.

1967년 장오식 전 선학알미늄 회장과 결혼한 신 이사장은 이후 이혼했다. 자녀로는 장재영·혜선·선윤·정안 등 1남 3녀를 두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맏딸 신 이사장을 특히 총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이 일본 유학길에 떠난 이후 1960년 부인 노순화씨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 신 이사장을 홀로 한국에 남겨뒀기 때문이다. 신 총괄회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죄책감을 가졌다고 한다. 또한 신 이사장의 붙임성 있는 모습을 신 총괄회장이 좋아했다고 신 총괄회장의 측근들은 전했다. 

신 이사장은 아버지의 후광을 얻으며 그룹 전반에 많은 영향력을 발휘했다. 특히 롯데쇼핑 등 그룹 내 다수의 '가족 회사'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회사는 주요 경영정보가 베일에 가려져 있어 비자금 창구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대목이다.

특히 신 이사장이 대주주인 롯데쇼핑 계열사 시네마통상과 시네마푸드은 롯데시네마 지방 점포 매점에 사실상 독점 납품하면서 막대한 현금매출을 올리고 이익률이 높아 알짜 사업으로 꼽힌다.

시네마통상은 신 이사장이 지분 28.3%를 보유하고 있고 신 이사장의 장녀 혜선씨가 7.6%, 차녀와 삼녀인 선윤·정안씨가 5.7%를 갖고 있다. 시네마푸드 역시 신 이사장이 33.1%, 혜선씨가 8.9%, 선윤·정안씨와 아들 재영씨가 지분 각 6.6%를 갖고 있다.

또 신 이사장은 부동산 임대회사인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의 대주주로 올라있으며 비엔에프통상은 그의 아들 재영씨가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회사의 가장 큰 수익은 비엔에프통상이 운영하는 스파 임대료다. 이들 회사 역시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공개적으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아왔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던 신 이사장은 지난해 동주·동빈 형제가 경영권 다툼을 벌이자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동생이나 아버지보다 많은 지분을 보유하지는 않았지만 힘을 실어주는 방향에 따라 경영권의 주인이 바뀔 수 있었기 때문이다. 캐스팅보트를 쥔 셈이다.

신 이사장은 지난해 7월 경영권 분쟁 초기 신동주 전 부회장 측에 동조하는 인상을 줬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일본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로 안내해 신동빈 회장을 이사직에서 해임시킬 때 동행했다.

하지만 신 이사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다가 최근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신 이사장은 올 2월 18일 롯데쇼핑 주주총회에서도 동생 신동빈 롯데 회장과 함께 나란히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인 서미경(57)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서씨가 지난 2002년 보유 중이던 서울 서초구 반포동 5층 건물을 롯데건설에 넘겼다가 2012년 유원실업을 통해 다시 사들이는 과정에서 비자금이 조성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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