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겸의 차 한 잔] 미탄면민 체육대회에서 올림픽정신을 배운다!

2016-06-1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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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문학박사)

미탄면민체육대회에 참가한 주민들[사진=하도겸 박사 제공]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군의 8개읍면 가운데 미탄면이라는 곳이 있다. 미탄면은 평창읍과의 사이에 멧둔재를 접하고 있으며 조선시대까지는 서울에서 평창을 지나 정선으로 가는 큰 길목에 있었다. 고려시대에는 '미탄'(味呑)이었는데 조선말기에 와서 '미창'(美倉)으로 불리다가 1914년 일제시대 행정구역 통폐합으로 행정단위면이 되면서 ‘아름다운 여울’이라는 뜻의 '미탄'(美灘)로 개칭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태백산맥 남쪽으로 지맥을 이룬 청옥산을 기점으로 동으로는 비행기재(마전치), 그 옆으로는 성마령, 서쪽으로는 멧둔재, 남쪽으로는 수갈령을 연결하는 산맥을 울타리로 하여 109.71㎢의 면적으로 분지를 형성하고 있는 군내에서도 가장 작고 외진 면이다.
우리에게도 알려진 영화 '웰컴투동막골' 세트장(율치리), 청옥산의 육백마지기와 동강(래프팅)의 백운산, 백룡동굴(천연기념물 제260호), 민물고기 생태관 등 수려한 자연경관과 무지개 송어, 곤드레와 같은 청정 농산물이 넘쳐나는 살기 좋은 마을 미탄은 평창군에서 877세대 1881명으로 인구도 가장 적고 발전도 더딘 곳이다.

이곳에 평창군 폐기물 처리시설 운영 등 환경사업과 동강 생태관광지 등의 관광사업에 참가해 지역일자리를 창출하고, 주민소득 증대와 복지향상에 힘쓴다는 계획 아래 미탄주민주식회사가 2012년 5월 미탄면 주민 352명의 주주 참여로 농촌 벤처형 회사로 창립했다. 추가 마을의 역량과 특징, 발전 가능성을 진단하고 마을을 브랜드화하고 상품화 할 수 있는 길, 즉 마을살리기에 공동체의 주민들이 직접 발벗고 나선 것이다.
 

김정하 미탄주민주식회사 대표[사진=하도겸 박사 제공]


김정하 미탄주민주식회사 대표는 "주민주식회사 참여 의사가 있는 모든 주민들이 참여했으며,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생태와 농촌관광, 레저스포츠, 문화 등 지역의 특성을 살린 수익사업을 추진, 극도로 침체된 지역을 활성화하고 주민소득향상과 일자리 창출에 힘쓰고 있다"며 "지난달에는 처음으로 이익배당도 성공적으로 했다"고 말한다. 

사랑의 김장나누기로 7년째 이웃사랑을 실천해 온 미탄면은 지난해 1월 2일부터 시작한 '해피투게더365 기부릴레이운동'이 기부문화 정착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운동은 제도적으로는 보호를 받지 못하지만 실제적으로 생활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1주일에 1명의 기부자가 직접 방문해 평창쌀 20kg을 전하는 행복릴레이 운동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이곳에서 시민운동으로 발전시킨 특수시책이다.

기부는 미탄면장을 시작으로 지금도 이어지고 있으며 그간 생활이 어려운 70가정을 방문했다. 추진 초반에는 지역의 사회단체장 중심으로 참여가 이루어졌으나, 지금은 지역상인, 일반주민, 미탄면 전입주민 등 다양한 계층의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행복공동체를 꿈꾸는 감자바우들의 순수한 정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2015년 2월 10일에는 평창군(군수 심재국) 8개 읍면중 미탄면이 가장 먼저 '굿매너 평창문화시민운동'의 친절, 청결, 질서, 봉사분야에 대한 4대 실천과제를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가기로 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대비 손님맞이, 글로벌 시민의식과 올림픽호스트 시티 주민으로서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평창군의 주도적인 활동의 일환이다.

평창아리랑을 통해 ‘평창 아라리 보존회’라는 문화공동체와 미탄주민주식회사, 미탄면번영회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미탄면은 현재 13개리 가운데 반이 넘는 7개 리가 마을사업 등을 통해 보조금을 받는 등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달 28일에는 미탄면 체육회(회장 이영진)가 주관하는 제39회 미탄면민체육대회가 미탄면(면장 최상문) 13개리 주민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주민 대다수가 참가한 이날 행사에서는 족구, 100m달리기, 마라톤 등 체육경기와 한마음 줄넘기, 새끼줄 꼬기, 민속계주 등 민속경기가 치러졌다. 이영진 회장은 "이번 행사가 지난 갈등을 해소하고 지역주민의 화합과 단결을 더욱 공고히 해 미탄면 발전의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쌀가마 들어올리기 장사에 오른 한 주민(왼쪽)이 활짝 웃고 있다.[사진=하도겸 박사 제공]


80~90대 노인부터 어린아이까지 한데 어울린 체육대회에서는 모두가 선수였고 모두가 선의의 경쟁을 벌였다. 우연히 중학교를 지나가던 객지 손님도 각 리(마을)별로 설치된 부스에서 삼겹살, 등뼈, LA갈비, 소머리국밥, 메밀전병, 부치기 등을 푸짐하게 한상 차려 받았다. 

올림픽 정신은 스포츠에 의한 인간의 완성과 경기를 통한 국제평화의 증진에 있으며, 올림픽의 의미는 승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다.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이라고 한다. 모두에게 열려 있고 모두가 참여해 더욱 즐거운 면민 체육대회가 여기에 있었다. 면민 모두가 화기애애하게 참가하는 공동체의 올림피아드, 올림픽 정신이 바로 여기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에 있었다! 평창 미탄 아라리가 함께하는 문화올림픽이 기대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요즘 각 지자체에는 축제가 참 많다. 몇몇 성공한 축제도 있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해서 예산 낭비라는 목소리도 있다. "그런 돈 있으면 복지와 환경 등에 써야 된다"는 의견도 있다. 지방 축제 어디를 가든 축제를 추진하는 운영위원이나 자문위원도 거의 비슷하다. 그 밥에 그 나물로 어딜 가든 축제의 내용이 비슷한 이유일 수 있다.

그럴 바에야 그런 축제들은 다 없애고, 대신 면민·군민 체육대회를 ‘축제화’해 활성화 하는 것은 어떨까? 올림픽 정신이 살아 숨쉬며, 면민을 포함한 손님들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을 ‘고향세’ 추진의 매개체로 삼는 것도 한가지 방법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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