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 버려진 발전소 온배수로 신재생 에너지 만든다

2016-06-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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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행복나눔영농조합, 농업분야 최초 온배수 활용 성공…망고재배로 연 5억원 벌어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바다에 버려진 화력발전소 온배수가 농가의 신재생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강태욱 제주 행복나눔영농조합법인 사무국장은 14일 "국내 배출되는 발전소 온배수의 3.4%만 재활용해도 국내 모든 온실을 난방할 수 있다"며 "연간 시설원예에 소요되는 난방비 1조5000억원을 절감할 수 있고, 난방비 부담을 덜게 된 농가에서는 고품질 농작물 재배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애플망고 등 아열대 과일을 재배하는데 적정 온도는 25~26℃다. 이를 유지하려면 1000평 기준으로 연간 6000만원의 난방비가 필요하지만, 온배수를 활용하면 하루종일 난방을 해도 1000만원밖에 들지 않아 80%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강 사무국장은 "농가에서는 석유로 난방하면 난방비 걱정에 적정온도보다 0.5도 가량 낮춰 난방을 한다"며 "난방비 걱정없이 온배수로 적정 온도를 충분히 유지하면 당도높은 망고를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망고는 충분히 익힌 다음 수확해야 하는 과일이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열흘로 짧다. 필리핀산 망고는 60% 정도 익었을 때 수확해 국내로 들여오기 때문에 제주산보다 당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제주산 망고가 달고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행복나눔영농조합에서 생산한 망고는 kg당 3만원에 백화점 등으로 공급한다. 지난해 매출만 5억원을 기록했고, 순이익은 3억50000만원에 달했다.

행복나눔영농조합은 운영비를 조합원에게 거두지 않고, 온실가스 감축 지원금으로 충당한다.
온배수를 활용하면 난방비 절감 뿐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인증받아 1t당 1만원의 지원금을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나눔영농조합법인은 온배수를 활용해 2011년 1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5308t의 온실가스를 감축해 총 5308만원의 온실가스 감축 인센티브를 받았다. 

강 사무국장은 "망고는 2월~5월까지 수확되는데 연말선물용으로 망고를 공급할 수 있도록 수확시기를 12월로 당기는 실험에 착수했다"며 "수확시기를 당기는데 성공하면 매출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전국 최초로 화력발전소의 온배수로 냉·난방을 하는 시설원예 단지를 조성할 때만 해도 그는 성공을 확신할 수 없었다.

강 사무국장은 "냉난방기기를 소금이 함유된 바닷물의 열로 가동한다는 것부터 새로운 시도였고, 온배수의 적정온도를 유지하면서 시설원예로 끌어오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며 "제주도에서 망고농사를 짓는 사람이 거의 없어 재배 메뉴얼조차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게 첫 시도였고, 새로운 시작이었다"며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만든 재배 매뉴얼을 본인이 만들어 간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 제주에서 생산한 열대과일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여러 국가로 수출되는 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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