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패산 살인사건' 나홀로 여성 등산객 노린 강도살인… '수락산 살인사건'과 닮아

2016-06-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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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못 쫓아오게 상하의 벗겨"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사패산 살인사건'이 여성 등산객의 돈을 노리고 잔인하게 살해까지 저지른 '강도살인'으로 잠정 결론났다. 지난달 29일 서울 노원구 수락산에서 이른바 '수락산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 열흘만에 닮은 꼴의 흉악범죄가 재차 일어난 것이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12일 '사패산 살인사건'의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50대 여성의 금품을 빼앗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강도살인)로 일용직 근로자 정모(45)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경찰은 브리핑에서 "막막한 마음에 산에 올랐다가 혼자 등산 온 피해자를 보고 돈을 뺏으려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이달 7일 오후 3시께 의정부시 사패산 호암사로부터 100여m 떨어진 지점에서 피해자 정모(55)씨의 금품을 빼앗으려다가 저항하자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숨진 여성의 시신은 이튿날 오전 7시10분께 등산객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상의와 하의가 반쯤 벗겨진 상태로 엎드려 숨져있어 성폭행이 의심됐다.

공사장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던 피의자는 범행 나흘째인 11일 오후 10시55분께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수 의사를 밝혔다. 이후 강원도 원주 시내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범인은 피해 여성의 지갑을 빼앗은 뒤 현금 1만5000원만 챙기고 이곳으로부터 200m 가량 내려가다 등산로 미끄럼방지용 멍석 아래 지갑을 숨긴 것으로 확인됐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등산객의 돈을 빼앗으려고 산에 올랐다. 옷을 벗기고 간 것은 쫓아오지 못할 거 같아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이번 피의자의 범행 수법은 앞서 '수락산 살인사건'의 범인 김학봉씨(61)와도 상당히 일치한다. 대표적으로 모두 장소가 등산로였다. 도심과 비교하면 인적이 드물고 지역 또한 넓어서 사람들의 눈을 피해 범행을 저지르기 쉽다.

금품을 노리고 범행 대상을 찾다 피해자가 저항하자 살해했다. 공통적으로 혼자 등산하는 여성만을 노렸다. 아울러 피의자들은 모두 범행 뒤 직접 경찰에 자수했다.

한편 경찰은 정씨의 강도살인 혐의 이외에 현장에서 체모가 발견된 점 등을 토대로 성폭행을 시도했는지 계속 추궁했으나 혐의를 밝혀내지 못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에서도 피해자의 사인은 두부(머리) 손상 후 목졸림에 의한 질식사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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