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일(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1-6로 대패했다.
지난해 8월 9일 북한과 0-0 무승부 이후 10경기 연속 무실점했던 한국은 강호 스페인을 상대로 민낯을 드러냈다.
한국은 1996년 12월 아시안컵 8강에서 이란에 2-6으로 패한 이후 20년 만에 6골을 내줬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마주하게 된 첫 번째 위기다. 오는 5일 체코와의 두 번째 유럽 원정 평가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팀을 빠르게 추스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기 후 슈틸리케 감독은 “모든 것은 나의 책임이다”며 대패를 자신의 부족함으로 돌렸다. 결과적으로 큰 실패를 겪었기 때문에,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골키퍼 포지션은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거리가 됐다. 스페인과의 경기 전까지는 김진현이 정성룡(31·가와사키 프론탈레) 김승규(26·빗셀 고베) 등에 앞섰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
김진현이 스페인전에서 위치 선정, 수비수와의 호흡, 잦은 실수 등 여러 약점을 드러냈다. 김진현은 A매치 12경기에 나서 14골을 실점 중이다. 2015 AFC 아시안컵에서 주전으로 발돋움했지만, 세계적인 강팀과의 경기에서 불안함을 노출했다.
A매치 65경기에 출전한 정성룡은 경험에 앞선다. 2010 남아공 월드컵, 2012 런던 올림픽, 2014 브라질월드컵 등에 출전한 경험이 있다. 강한 팀들과 많이 상대해 봤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이번 국가대표팀에 김진현과 함께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 3월 열린 레바논과의 월드컵 2차 통합 예선 때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김승규 역시 또 다른 후보다. A매치 17경기에 출전해 12골을 내줬다. 2014 브라질월드컵 벨기에와의 3차전에서 선발 출전했던 김승규는 2015 AFC 아시안컵에도 대표팀에 선발됐었다.
골키퍼의 실수가 경기 전체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스페인전을 통해 뼈저리게 경험했다. 모든 것을 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 반전을 노리는 슈틸리케 감독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