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리수용 북한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면담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일 전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류윈산(劉雲山) 중국 상무위원의 방북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양국 고위급간의 회담이며, 지난 2013년 5월 최룡해 상무위원의 방북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시주석과 북한 고위급간의 접촉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이 자리에서 "조선노동당이 대표단을 파견해 7차 당대회 소식을 전해준데 대해 환영한다"며 "이는 중국공산당과 조선노동당이 중대한 문제에 대해 전략적인 소통을 해나가는 전통을 받든 것으로, 김정은 위원장과 조선노동당이 양당관계를 중시하고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선(북한)인민이 경제발전, 민생개선, 사회주의건설사업 등에서 큰 성과를 이루길 축원한다"고 덧붙였다.
리 부위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전하는 구두메시지를 전했으며 조선노동당 7차당대회에 관한 상황을 설명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구두메시지를 통해 "조선은 중국과의 공동노력을 통해 양국간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발전시키고 한반도와 동북아지역의 평화안정을 지켜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리 부위원장은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핵개발과 경제발전 병진노선현황에 대해서도 알린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가장 강력한 유엔 대북제재 조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처한 경제현실 역시 설명했으며, 각종 지원책을 당부했을 것으로도 분석된다.
특히 양측은 한반도 평화협정체제 전환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과 북한은 한반도 평화협정체제구축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협상을 동시에 진행하자는 데 있어서 의견이 일치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미국의 입장은 북한의 비핵화가 전제되어야 대화를 재개한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북핵문제를 두고 다음주초 베이징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국무원 외교담당 국무위원 사이의 '미중전략대화'가 예정되어 있다. 리수용 부위원장은 중국측에 다음주 개최될 미중전략대화에 자신들의 입장을 잘 설명해 줄 것을 당부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와 함께 양측은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방중 추진에 대한 의견도 나눴을 것으로 분석된다.
베이징 외교가 관계자는 "리 부위원장과 시 주석간의 회담에서 북핵문제나 김정은 방중에 대한 의미있는 합의가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양측이 고위급 접촉을 재개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