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문화융성’ K-컬쳐밸리, 돈은 CJ가 내고 생색은 문체부가 내고…

2016-06-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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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쳐밸리’는 경기 고양의 한류월드에 축구장 46개의 규모로 들어선다. 문화체육관광부는 K-컬쳐밸리를 통해 총 8조7420억원의 경제유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K-컬쳐밸리 조감도.                                                            [사진=임이슬기자 90606a@]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세계 최초의 한류 콘텐츠파크를 표방한 ‘K-컬쳐밸리’가 지난달 20일 첫 삽을 떴다. 경기 고양의 한류월드에 축구장 46개 넓이(30만㎡)로 들어서는 ‘K-컬쳐밸리’는 향후 5년간 총 8조7420억원의 경제유발효과와 5만6000명의 고용창출, 연간 500만명의 관광객 유치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K-컬쳐밸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 중인 문화창조융합벨트에서 창작된 한류 콘텐츠를 유통하고 확산하는 소비 플랫폼의 역할을 한다. 그렇지만 K-컬쳐밸리가 문체부의 핵심 사업임에도 정작 금전적인 투자는 CJ그룹이 맡고 있어 ‘돈은 CJ가 내고 생색은 문체부가 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0일 문체부에 따르면 이번 K-컬쳐밸리 사업에는 CJ가 1조4000억원을 부담한다. 처음 K-컬쳐밸리가 구상될 당시에 책정됐던 1조원보다 무려 40%가 늘어난 액수다.

문체부 관계자는 “CJ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청년 일자리 창출, 연관 산업 및 지역 경제 유발효과 등을 극대화하고, 단발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총 투자비를 당초 계획보다 높게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반면, 문체부가 K-컬쳐밸리에 지원하는 예산은 60억원에 불과하다. CJ가 투자하는 1조4000억원에 비하면 1%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이마저도 아직 예산 확보가 이뤄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문화창조융합벨트의 우수 창작품 피칭 공간인 ‘셀(Cel) 박스’에 투입되는 것이 전부다. 셀 박스는 문화창조융합센터와 문화창조벤처단지 등 거점별 주요 창작품을 전시하고 소개하는 기능을 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K-컬쳐밸리는 민간에서 수익을 만드는 것이다. 문체부는 수익 중 일부를 공익적 목적으로 활용한다.  CJ가 투자를 했기 때문에 수익 자체는 CJ로 돌아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CJ가 주요 컨소시엄 업체로 참여하는 만큼 K-컬쳐밸리의 수익을 CJ가 가져간다고 해도 여전히 의문점은 남는다. K-컬쳐밸리의 명칭에 관한 부분이다.

2011년 10월 개관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의 경우 총 공사비용만 약 90억원이 들었다. 당시 IBK 기업은행이 총 비용 중 절반인 45억원을 지원해 20년동안 ‘IBK’란 명칭을 공연장 이름에 새길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나머지 절반인 45억원은 예술의전당이 부담했다. 그런데 K-컬쳐밸리는 문체부의 빈약한 지원에도 정부지원 기관인 것처럼 이름이 지어졌다. 'K-컬쳐밸리'가  ‘CJ-컬쳐밸리’로 돼야 하지 않느냐는 비아냥거림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CJ 관계자는 “K-컬쳐밸리가 현재의 이름으로 그대로 갈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기업 이름을 넣는 것에 대해서는 고려되지 않았지만 바뀔 수 있는 여지는 있다”면서도 “CJ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만 사실 CJ 이앤엠(E&M) 컨소시엄이 진행한다. 민간 투자가 들어간 부분이다. 컬쳐밸리가 완성되면 안에 들어갈 콘텐츠에 맞게 다시 한 번 논의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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