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형기를 마치고 나오면 검사장은 더 무서운 괴물로 변해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보았다. 내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 흔들리던 검사장의 눈빛을. 그거면 됐다. 언젠가는 사람도, 세상도 변할 수 있다는 희망. 그것이 내가 동네변호사로 살아가는 이유다.”
박신양은 정의로웠다. 왜 그가 ‘동네변호사’로 살아가야 하는지, 그 이유를 여실히 보여줬다. 박신양의 비리 근절로 악행을 일삼은 자들을 하나 둘 씩 무너트리며 정의를 구현해내며,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신영일은 정회장(정원중 분)의 증언과 조들호가 제출한 증거자료로 위기에 몰렸지만 검찰총장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조들호는 동생인 강일구(최재환 분)에 대한 살인청부를 지시한 사실과 자신도 죽이려 했던 증거까지 내밀며 그를 옭아맸다.
특히 조들호가 눈물까지 흘리며 “날 죽이고 검찰총장이 되고 싶었냐”고 일침을 날리자 신영일은 고뇌에 빠졌다.
결국 그는 과거 조들호와의 추억을 회상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나는 오늘로 검창총장 후보직을 사퇴한다. 누구보다 깨끗해야 할 검찰총장 후보자로서 비리 의혹을 받는다는건 자격이 없다고 판단해 사퇴를 결심했다”며 “나에 대한 모든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받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신영일은 아들 신지욱(류수영 분)의 앞날을 위해 신지욱으로부터 조사 받기를 원했다. 신지욱은 신영일 조사에 앞서 “대체 왜 그렇게까지 하셨냐고요”라며 원망의 말들을 쏟아냈지만, 그는 신지욱을 향해 “날 밟고 올라가라. 비리 검사의 아들이라는 게 흠이 될 수 있다. 그런 아버지를 잡아넣은 검사라면 어떤 사건도 공정하게 수사할 수 있을거란 신뢰감을 줄 수 있다. 그래서 검사장도 되고 청장도 되고 장관도 되고. 이 아버지가 주춧돌이 될 테니까”라며 악하지만 아들을 향한 마음만은 따뜻했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였다.
신지욱은 신영일로 인해 비리 검사 아버지를 뒀지만, 법 앞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공정한 검사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재판을 앞두고 신영일을 찾아간 조들호는 “제가 손을 내밀어야 하는 때인 것 같습니다. 검사장님이 지은 죄만큼 딱 그만큼 죗값을 받게 하겠다”며 변호를 제안했지만 신영일은 “난 너를 죽이려고 했었다. 사실이다. 그 죗값은 달게 받으마. 네가 원하는 만큼. 네 마음 고맙게 받을게. 와줘서 고맙다”며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
신영일이 구속 된 이후 모든 것은 제자리를 찾았다. 장해경(박솔미 분)은 금산의 대표직을 맡게 됐고, 김태정(조한철 분)은 금산으로부터 해고를 당했다. 또 장해경과 조들호는 재결합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편한 친구처럼 지내기로 하며 편안한 일상으로 돌아갔다.
이은조(강소라 분)는 변호사로 한 뼘 더 성장했고, 신지욱의 관계도 조금씩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였다.
조들호는 “이제 우린 동네변호사로 돌아가야지. 사무실 월세도 내야하니까”라며 다시 서민의 친구인 동네변호사로 돌아갔다. 조들호의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많은 사람의 변론을 맡으며 보람된 삶을 살아갔다.
방송 말미 조들호는 “법이 모두에게 공정한 것은 아니다. 웬만한 변호는 공짜고 아무리 작은 사건이라도 날 필요로 하면 변호한다. 난 내 딸 수빈이(허정은 분)가 말한 것처럼 슈퍼맨도 아니지만 억울한 사람을 보면 그냥 못 넘어간다. 우리 동네, 이 땅에 억울한 사람들이 있다면 난 이 일을 계속 할 것이다”라며 끝까지 동네변호사로서의 삶을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박신양의 조들호는 팍팍한 우리네 삶에 꼭 있었으면 하는 동네변호사를 완벽하게 연기했다. 그는 결국 정의는 승리한다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삶의 원칙을 조들호에 투영해내며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로, 전도 유망한 검사이자 거대 로펌 대표이사의 사위였던 조들호가 모든 것을 한 순간에 잃은 뒤 정의의 변호사로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그렸다.
후속으로는 배우 강예원, 진지희, 김성오 등이 출연하는 4부작 드라마 ‘백희가 돌아왔다’가 6월 6일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