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가습기 살균제로 인명피해를 입힌 옥시레킷벤키저의 신현우(68) 전 대표와 오모 전 세퓨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에 연루된 제조·판매업체 책임자로서는 첫 사법처리 대상이다.
아울러 옥시 전 연구소장 김모씨와 선임연구원 최모씨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옥시와 세퓨 등 법인 2곳은 벌금 1억5000만원에 약식기소됐다. 이는 표시광고법의 양벌규정에 따른 법정최고형이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 대표 등 옥시 관계자 3명은 2000년 10월 안전성 검사를 하지 않고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함유된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을 개발·판매해 사망자 70명을 포함해 177명의 피해자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오 전 대표는 2009∼2012년 인체 유해성 검사 없이 PHMG보다도 흡입독성이 강한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을 섞은 세퓨를 제조·판매해 총 27명의 피해자(사망 14명)를 발생시켰다.
그는 동업자가 컴퓨터기기 세척제용으로 수입한 PGH를 일부 빼돌린 뒤 인터넷과 관련 논문 등을 참조해 콩나물 공장에서 졸속으로 제품을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4명은 제품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체 무해', '아이에게도 안심' 등 허위 광고를 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러한 광고 행위가 단순 허위·과장 광고 수준을 넘어 소비자들을 속인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보고 향후 사기죄를 추가할 방침이다.
2001∼2011년 10년간 가습기 살균제 판매로 거둬들인 수익이 5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 옥시 관계자들에게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죄가 적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