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증시도 개미만 물려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올해 들어 국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견조한 투자 성과를 내고 있다. 순매수 상위 종목 대부분이 코스피시장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나홀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해 10%가 넘는 손실을 봤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30일까지 기관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7개 종목이 수익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기관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카드(1조6227억원)였다. 수익률 역시 23.01%로 10개 종목 중 가장 높았다. 기관은 이어 삼성생명(6984억원), 현대제철(4784억원), KB금융(4383억원), LG디스플레이(4137억원) 등의 순으로 순매수했다.

기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수익률은 7.12%로 이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0.29%)를 크게 웃돌았다. 삼성카드를 비롯해 현대건설(18.04%)과 롯데케미칼(16.22%), KT(15.22%) 등이 이달 30일 기준으로 지난해 말 대비 15%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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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은 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연초 이후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지난 30일 기준으로 2.92%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은 포스코(4862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어 한국항공우주(4453억원), 아모레퍼시픽(3727억원), 한국전력(3476억원), LG생활건강(3183억원) 등의 순이었다.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SK이노베이션과 한국전력으로 각각 26.54%, 26%를 기록했다. 최대 순매수 종목인 포스코도 24.92%의 수익을 냈다. 이에 비해 한국항공우주(-15.11)와 삼성SDI(-6.14%), LG생활건강(-2%)에서는 손실을 봤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홀로 눈물을 삼켰다.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0.69%를 기록했다. 10개 종목 중 두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셀트리온(14.91%)을 제외한 9개 종목의 주가가 지난해 말 보다 떨어졌다.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삼성물산(8834억원)은 올해 들어 이달 30일까지 주가가 13.93% 하락했다. 호텔신라(-16.3%)와 한국항공우주(-15.11%), LG화학(-16.89%), 삼성전기(-16.85%) 등도 줄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은 "올 1월에는 성장주가, 2~5월 초까지는 포스포 같은 가치주가 강세를 보이다 최근 들어 다시 제약·화장품 등 성장주가 아웃퍼폼하고 있다"며 "한 가지 스타일을 고집하기 보다는 3개월 단위로 나타나는 순환사이클에 초점을 맞춰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3~4개월 간 코스피가 1930~2000선의 좁은 박스권에서 머문다면 성장주나 개별종목 위주로 투자전략을 짜는 것이 유리하다"며 "다만 하반기 미국 금리 인상 이슈와 중국 부동산 규제에 따른 시장 혼란으로 코스피가 1900선 아래로 떨어질 경우 가치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