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전국 각지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끔찍한 살인 사건이 끊임없이 터진다. 갱단들 간 극심한 경쟁으로 지난해 온두라스를 제치고 살인율 1위국이라는 오명을 안게 된 엘살바도르의 현실이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갱단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스키마스크를 쓰고 과격하게 갱단을 검거하는 전담팀도 생겼다. 4월 살인율은 3월에 비해 대폭 낮아졌다. 정부는 1년 안에 폭력조직의 무릎을 꿇리겠다고 약속했다.
오스카 오르티즈 엘살바도르 부통령은 이번 달 “범죄조직들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이들을 소탕해야 한다. 앞으로 1년간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최근 살인율이 다소 떨어진 것은 정부의 엄격한 단속도 있었지만 3월 말에 갱단들끼리 휴전협정을 맺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과거 2012년 3월부터 2013년 후반까지 약 1년 반 동안 이어졌던 휴전 기간에도 살인 건수가 전년비 5,500건 이상 줄었다.
그러나 휴전 기간이 끝나고 살인 사건은 계속 증가했다. 2015년에만 6,670명이 살해를 당하면서 살인율이 전년비 70%나 치솟았다. 인구 10만명당 피살률이 104명에 달했다.
그 결과 지난해 엘살바도르 정부는 경찰이 위협을 느낄 경우 “결과를 걱정하지 않고” 발포해도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권 단체들은 현지 경찰들이 실탄 사용을 남발한다고 지적한다.
엘살바도르의 인권 감시단체 대표인 데이비스 모랄스는 경찰이 작년에 2번의 총격전에서 13명을 사살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15세를 포함해 10대가 4명이나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지난해 갱단 단속이 시작된 이후 100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워싱턴 소개 아메리카 대학교의 헥토리 실바 엘살바도르 연구원은 “지금과 2년 전의 차이는 하나다. 폭력의 힘을 정부가 갖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들은 거리에서 별다른 제한 없이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일종의 초토화 작전에 가깝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 같은 상황은 언제 급변할지 모른다. 한 보좌관은 현재 갱단 두목들이 수감 중이라 “혈기 왕성한 젊은 깡패들”이 훨씬 더 과격한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언제라도 폭력 사태가 악화될 수 있다는 경고다.
수도 산살바도르의 한 택시기사는 “갱들은 문어 같다. 어디든 빨판을 갖다 붙인다. 이런 상황을 끝내긴 무척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