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가격 반등에 부진했던 중남미 주식시장이 되오르고 있지만, 일부 국가는 정치·경제 기반이 아직 불안한데다 무엇보다 미국이 6월 들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중남미를 비롯한 신흥국 증시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2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라틴아메리카지수는 18일 기준으로 올해 저점 대비 22% 올랐다. 이에 비해 선진국·신흥국지수 상승률은 각각 8%와 10%에 그쳤다.
국가별로 보면 브라질 보베스파지수가 연저점에 비해 35% 급등해 상승폭이 가장 컸다. 콜롬비아 주요 20개 기업 지수인 COLCAP와 칠레 IGPA도 연저점 대비 각각 23%, 15% 올랐다. 멕시코 IPC는 13% 상승했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올해 들어 16% 올라 주요 신흥국 통화 가운데 가장 큰 절상폭을 보였다. 주요 19개 원자재가격을 기반으로 한 CRB지수는 이달 17일 기준 185.85로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중남미펀드 수익률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 자료를 보면 연초 이후 이달 20일까지 47개 남미신흥국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3.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펀드 수익률이 -8.9%인 것과 대조된다.
이 기간 브라질펀드 평균 수익률은 23%를 넘었다. 브라질펀드에 속하는 '미래에셋인덱스로브라질자(주식)종류C-e'와 '프랭클린브라질자 (UH) (주식) Class A'의 수익률은 각각 29%, 28%로 30%에 육박했다.
그러나 중남미펀드가 하반기에도 높은 수익률을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6월 15~16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23일 예정된 브렉시트 찬반 투표 등 불확실성이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투자심리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발표한 4월 FOMC 회의록에서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최근 일주일 간 남미신흥국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4.4%로 돌아섰다.
김윤선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4월 FOMC 회의록과 연은 총재들의 연내 2~3차례 금리인상 전망으로 미 달러화가 5월 들어 반등했다"며 "다수 해외 기관도 올해 강세를 보인 중남미통화의 약세 전환을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경제 펀더멘털 측면에서 보면 멕시코와 칠레는 양호한데 비해 브라질과 콜롬비아는 여전히 취약해 증시 간 비동조화 가능성이 크다"며 "정치 이슈가 증시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어 각국 정권교체와 신정부 개혁추진 등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