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는 반년 묶인 SKTㆍCJ헬로비전 합병 '낙관?'

2016-05-1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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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SK텔레콤·CJ헬로비전 합병이 공정거래위원회에 묶여 반년 가까이 표류하고 있으나, 국내 주요 증권사는 성사 쪽에 베팅하면서 주식을 사라는 의견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아직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증권업계는 합병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낮다면서 9부 능선을 넘었다는 입장이다.

17일 증권업계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2015년 12월 1일 SKT·CJ헬로비전 간 기업결합신고서를 받았으나, 반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심사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공정거래법이 정한 합병 심사기간은 120일 이내지만, 공정위 측은 자료 보정에 걸리는 기간을 제외할 수 있어 문제될 게 없다고 말한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이 3월 하순께 심사보고서를 곧 내놓겠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여전히 발표하지 않는 바람에 청와대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논란마저 일고 있다.

이 탓에 CJ헬로비전 주가는 추락했다. 이 회사 주가는 공정위에서 곧 결과를 내놓을 것처럼 언급하자, 4월 한때 1만4000원까지 뛰었다. 그러나 발표가 여전히 나오지 않으면서 전날까지 주가는 직전 고점보다 12% 가까이 떨어졌다. CJ헬로비전 주가는 연초와 비교해도 2% 넘게 빠졌다.

공정위가 이례적으로 발표를 미루는 가운데 아직까지는 합병 성사를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주요 증권사는 여전히 합병 이후 시너지에만 주목하면서, 낙관하는 모습을 보인다.

CJ헬로비전에 대해 줄기차게 매수 의견이 제시되고 있고, 목표주가도 최근 종가보다 3000~4000원 가량 높게 내놓고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부 제약조건이 가해진다 하더라도 합병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만6000원을 유지했다.

그는 "현 정부가 이종산업 간 융합, 규제완화를 강조하고 있어 합병은 성사될 것으로 본다"며 "이를 통해 주목해야 할 것은 저평가 해소와 중복비용 감소에 따른 시너지"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도 마찬가지다.

정윤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1만6000원으로 내놓고, 기존 투자의견인 매수를 바꾸지 않았다. 그는 "합병 이후 모바일 결합상품과 콘텐츠를 기반으로 삼는 플랫폼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다소 신중한 의견도 있지만, 합병 실패에 무게를 두지는 않는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 방향성을 결정지을 인수·합병(M&A) 관련 불확실성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며 "다만 합병 승인이 이뤄진다면 주주 입장에서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재료"라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CJ헬로비전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1만5000원으로 내놓았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M&A가 성사될 경우 통신과 방송 결합판매로 가입자가 증가할 것"이라며 "유료방송 가입자 수가 773만명까지 확대돼 콘텐츠 구매 비용이 줄고, 홈쇼핑 송출 수수료 수익은 늘어나는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합병 인가 여부와 조건에 따라 시너지 정도가 달라질 수는 있다"며 "콘텐츠 가격 인상 추진, 홈쇼핑업계 불황도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 역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있고, 목표주가도 1만6000원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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