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은 이날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열고, 한진해운이 지난달 25일 신청한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 절차(자율협약)를 개시하기로 의결했다.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전개과정은 현대상선과 비슷한 수순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채권단은 한진해운 자율협약은 조건부 자율협약이란 점을 분명히 하고 용선주와 사채권자 등 이해관계자의 동참과 해운동맹(얼라이언스)를 통한 사업기반 유지가 전제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무산될 경우, 자율협약도 종료된다는 의미다.
상대적으로 현대상선보다 한진해운의 상황이 어렵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미 용선료 협상이 상당 부분 진행된 현대상선과 달리 한진해운은 이제부터 시작이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은 이날 오후 사채권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일부 사채권자들의 반발로 초반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투자자는 4일 “회사 측이 사채권자 집회에 참석하려면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취소해야 된다고 했다”면서 “풋옵션 권리를 취소할 경우, 사채권자 집회가 열릴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에 회사채를 공탁하려면 풋옵션 취소가 전제가 돼야 한다는 게 한진해운 측의 설명이다.
한진해운은 오는 19일 사채권자집회를 개최하고 358억 규모의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상환일을 4개월 미루는 방안 등에 대한 동의를 구할 예정이다.
지난달 25일 자율협약 신청과 함께 4112억원의 유동성을 마련하는 자구안을 수립한 한진해운은 이후 추가로 임원 급여 최대 50% 반납, 직원 복리후생비 삭감 등 인건비 절감을 통해 비상경영의 고삐를 죄고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채권단과의 긴밀한 협조체제 하에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경영 정상화, 재도약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며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 한진해운에 대한 신뢰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