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저버린 기업이 얼마나 오래 갈까." <인민일보 사설>
"바이두는 크기 때문에 스스로에 더욱 엄격해야 한다."<환구시보 사설>
"검색의 좋고 나쁨은 '타산(算計)' 아닌 '계산(計算)'에 기반해야 한다."<신화통신 사설>
중국 주요 관영언론이 3일자 사설에서 일제히 중국 검색공룡 바이두(百度)를 겨냥했다.
그런데 지난 2014년 중국에서 희귀암에 걸린 대학생 웨이쩌시(魏則西)가 바이두 검색추천으로 찾은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1년여간 수천만원을 들여 엉터리 치료를 받다가 지난 달 12일 숨진 사실이 온라인에 폭로되면서 바이두에 대한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이에 중국 당국이 즉각 조사에 나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2일(현지시각) 미국 나스닥에서 바이두 주가는 하루 만에 8%가 폭락,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60억 달러(약 6조8000억원)가 증발했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2일 “'웨이쩌시' 사건에 누리꾼이 주목하고 있다"며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과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와 함께 공동조사팀을 꾸려 바이두에 파견,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은 직접 인터넷당국으로부터 소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당초 "문제의 병원이 중국에서 최고등급을 받은 공립 병원"이라고 주장했던 바이두도 2일 말을 바꿔 "건강하고 효과적인 인터넷 정보환경을 만드는 게 인터넷참여자의 책임"이라며 당국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대답했다. 바이두는 앞서 지난 달 28일 문제의 병원에 대한 조사 심의를 시작하고, "만일 해당 병원에서 부당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 웨이쩌시 유족들이 법률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여론은 바이두가 검색 순위 상단에 올라오는 업체들을 엄격히 심사하지 않고 돈만 받으면 무조건 올려주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특히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의료업체에 대해선 더 심사숙고 해야 했다는 것이다.
현지 언론들은 바이두의 2013년 광고 수입은 260억 위안(4조5000억원)에 이르며, 중국의 대형병원들은 매출의 70∼80%를 검색순위 상단에 올리기 위한 광고비로 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법률 전문가들도 바이두가 법률적 책임은 피할지 몰라도 도덕적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며 바이두의 기업 도덕성을 문제 삼았다.
사실 중국 인터넷기업이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해 1월 또 다른 인터넷기업 알리바바는 산하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의 짝퉁 판매율이 60%에 된다는 공상당국의 조사 보고서에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이로인해 당시 뉴욕 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일주일 사이 14% 하락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