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새누리당이 오는 3일 있을 차기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을 앞두고 또 다시 내홍에 휩싸이는 모양새다.
20대 총선 참패의 책임론이 원내지도부 구성의 발목을 잡으며,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간 후보자 경쟁 구도가 굳어지고 있다. 특히 친박계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며 내부 권력이 분화 조짐마저 보이는 양상이다.
비박계로 통하는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의 뜻을 밝히고 "원내대표가 대야협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고 권위도 실어줘야 한다"면서 5선 이상의 중진들에게 경선없이 원내대표단 합의추대를 통한 선출을 하자고 촉구했다.
이어 상대 후보들을 겨냥해 "되고 난 후가 더 큰 문제란 고민이 없다면, 자기가 던지고 판을 뒤집겠다는 각오와 결기가 없다면 깨끗이 뜻을 접는 것이 좋다"고도 했다. 현재 비박계의 대표적 후보로는 역시 4선의 나경원(서울 동작을) 의원이 거론된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유 의원은 러닝메이트(정책위의장)로 내정한 이명수 의원과 함께 정론관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노련한 야당의 원내대표를 상대로 협상을 할 수 있는 적임자가 누구인지 인물을 보고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또한 '저부터 탈계파하겠다'면서 계파정치 청산을 강조했다.
함께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홍문종(4선, 경기 의정부을) 의원은 전날 대표에 도전하기로 하면서, 유 의원과 자체적으로 단일화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앞서 친박계의 핵심 인사인 최경환 의원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에 자숙하는 의미에서 친박 후보가 나가지 말아야 한다"면서 "유 의원은 친박 단일 후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유 의원이 출마를 강행하면서 친박 내에서도 균열이 일 전망이다.
당 중진인 한선교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스스로 친박임을 자처한 두 분이 만나 원내대표, 전당대회 후보로 나눠먹기 합의를 했다니 경을 칠 일"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당 안팎에선 차기 원내대표로 비박계 나 의원과 계파색이 옅은 정진석(4선, 충남 공주·부여·청양) 당선인이 유력한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