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현재 국내 상장 기업 가운데 25.2%(시가총액 비중)가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현재까지 발표 기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감률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8%, +20.5%다. 매출이 부진했지만, 이익은 증가한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15% 상회하고 있다. 반도체, 은행, 에너지, 철강, 필수소비재, IT가전, 기계,건강관리 등 전반적인 업종에서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타났다.
이에 비해 주가는 실적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S-Oil과 LG전자, 대림산업, 두산인프라코어, 포스코대우, 두산엔진 등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도 주가가 하락했다.
어닝 서프라이즈 발표 이후 주가가 오를 것이란 생각을 비껴나간 것이다.
한요섭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실적발표 전에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기업은 실적발표 이후 차익실현 매물로 인해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실적발표 전 주가상승폭이 실적발표 이후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실적발표 전 1개월 동안 주가가 상승했던 LG전자, 대림산업, 포스코대우,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중공업, 두산, POSCO, 신한지주, 우리은행, LG생명과학, KT&G 등 11개 기업 가운데 LG전자, 대림산업, 포스코대우, 두산인프라코어 등 4곳은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1% 이상 하락했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가 어닝 서프라이즈 여부나 직전 주가상승폭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얘기다.
주가의 변수는 수익성과 밸류에이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요섭 연구원은 "수익성이 둔화되고 밸류에이션이 상승한 포스코대우의 경우에는 실적 발표일 이후 주가가 부진한 반면 수익성이 개선되고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KT&G는 주가가 상승했다"며 "1분기 실적발표 기업들을 수익성이 개선되고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그룹과 수익성이 둔화되고 밸류에이션이 상승한 그룹으로 나눠 비교해봐도, 실적 발표 이후 주가 변화는 전자가 +0.3%, 후자가 -2.3%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실적 발표 이후엔 수익성이 개선되고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기업이 투자에 유리하다는 얘기다.
미래에셋대우는 과거에 비해 수익성 컨센서스가 개선되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업종으로 에너지, 필수소비재, IT가전, 화학, 건설, 은행, 조선, 유틸리티, 보험, 화장품·의류 등을 꼽았다.
코스피200 내 수익성 컨센서스가 상승하고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기업으로는 한국전력, 삼성생명, LG, 롯데케미칼, 한국항공우주, 한미약품, GS, 효성, 한화케미칼, OCI, KCC, 농심, 한화테크윈, 한국콜마, 현대미포조선, 한섬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