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한아람 기자 =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에 못미치는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제품 가격과 출하량이 동시에 떨어진 탓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5620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13년 1분기(3170억원) 이래 최저치이다. 전년동기대비로는 64.6%, 전분기와 비교하면 43.2% 각각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다. 그러나 4분기 9889억원에 이어 올해 1분기 5000억원대로 떨어졌다.
이같은 실적 부진의 주요 요인은 제품 가격하락과 출하량 감소 때문으로 풀이된다.
1분기 D램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3% 줄었다. PC 수요 회복 지연, 서버 및 모바일 D램 수요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 평균 판매가격은 14% 떨어졌다.
낸드플래시도 모바일용 제품 수요 둔화로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11%, 평균판매가격은 12% 감소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긍정적 효과도 있었지만 출하량 감소와 제품가격 하락이 더 큰 영향을 미쳐 수익성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망도 밝지는 않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도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 등 시장 여건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며 "2분기 매출은 1분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하는데 그칠 것이고 영업이익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도 D램 수급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올해 투자를 작년보다 줄일 계획이다. 이명영 SK하이닉스 전무는 "지난해 투자지출은 6조6000억원였다"며 "올해 투자는 작년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연구개발(R&D) 투자는 늘리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작년보다 R&D 투자를 늘리고 1X(10나노) 개발 시간을 줄이는데 집중할 예정"이라며 "2·3분기에 3D 낸드플래시 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