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 1월 중순 UAE 국영석유회사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의 자회사인 타그리어(TAKREER)가 발주한 POC(Process Offshore Crude, 중질유 처리시설)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최저가 입찰)로 선정됐으나, 발주처가 계약을 미루면서 아직까지 LOI(투자의향서)조차 받지 못했다.
EPC(설계·구매·시공) 턴키 계약 방식인 이번 프로젝트는 25억달러(약 3조원) 규모로, 지난해 4월 입찰 공고 이후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국내 건설사들이 뛰어들며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단순 액수로는 GS건설이 내놓은 올해 해외 수주목표액인 5조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지난 1월 중순부터 국내 증권사들이 UAE POC 프로젝트를 GS건설의 수주유력 물량에 포함시키면서 업계의 기대감이 커졌으나, 실제 계약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 기간 GS건설의 주가는 42.2%나 상승했다.
계약이 장기간 지체되면서 일각에서는 발주처가 사업을 올 하반기 또는 내년으로 연기하거나, 중단 혹은 축소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UAE는 지속되는 저유가에 따른 재정수입 감소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발주를 연기하거나 축소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실제 UAE의 타카몰이 발주한 10억달러 규모의 아로마틱스 콤플렉스 프로젝트는 국내 건설사들이 대거 뛰어들었으나 올해 초 사업이 최종 연기됐다.
앞서 GS건설이 중동지역에서 UAE 루와이스 정제소 확장 공사와 쿠웨이트 와라 프로젝트 등의 사업 지연 및 공기 연장으로 수천억대 손해를 본 전례가 있어 같은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GS건설은 공식 답변을 통해 "해당 프로젝트가 발주처 사정으로 지연되고 있는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단순 지연으로, 설계 인력 등의 구조조정 얘기는 사실무근이며, 해당 프로젝트가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GS건설은 올해 들어 14억6000만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의 싱가포르 빌딩형 차량 기지 공사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아프리카 보츠나와 민간자본발전(IPP) 시설, 가봉 정유 플랜트 사업 등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