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자본 글로벌 점령작전] 차이나머니에게 '한국'은 매력적인 먹거리

2016-04-14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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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의 한국 기업 투자 건수, 서비스업만 '588건'

-한국도 매력적인 투자처

아주경제 윤태구·박정수 기자 = 차이나머니의 왕성한 식탐이 글로벌 시장 생태계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중국 기업들의 해외 인수합병(M&A) 열풍은 올해도 최고치를 갈아 치울 기세다. 지난해 중국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 사례는 227건. 공개된 투자금액만 727억9900만 달러에 달한다. 잠재적 거래까지 포함하면 총 478건으로 늘어나고 투자금액 역시 약 2268억 달러 이상이다.

M&A 시장의 큰손인 중국이 한국을 그냥 놔둘 리는 만무하다. 특히 중국기업의 입장에서 앞선 기술을 개발하고 여러 가지 노하우를 쌓아놓은 한국 기업은 상당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자본의 한국 기업 지분 투자나 인수·합병(M&A) 규모는 19억 달러(한화 약 2조2000억원). 이는 전년대비 119% 증가한 수준으로 사상 최고치다.

지난해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성사한 M&A 거래건수 역시 전년 대비 3배 늘어난 33건이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 중국 기업의 한국 M&A 건수 가운데 약 70%를 차지한다. 특히 이 기간 중국의 한국 기업 M&A 64건 중 70%는 최근 2년 사이에 이뤄졌을 정도로 속전속결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 국가, 업종 가리지 않는 중국 자본

중국의 M&A 행보는 중국의 경제 활동 변화에 기인한다. 최근 중국은 경제활동 기조를 소비 중심 경제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과거 중국 기업의 해외 M&A는 보통 자원·원자재 분야 주도에서 최근에는 기술력과 브랜드파워를 보유한 선진국의 정보기술(IT)·제조업·소비재기업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주요 분야는 TMT(과학기술·미디어·통신), 농업·식품, 에너지·광산 산업 순으로 해외 인수합병 투자금액은 각각 611억7300만 달러(27%), 489억8100만 달러(22%), 278억200만 달러(12%)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대표적 TMT기업인 텐센트는 지난해 37건의 M&A에 163억 달러를, 알리바바는 27건의 M&A에 150억 달러를 썼다. 바이두는 8억7000만 달러를 투입했다.

특히 중국 해외 인수합병의 특징은 민간 자본 기업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영기업은 리스크에 대항 능력이 강하고, 신용도가 높으며 계약 수주 능력이 크다는 장점이 있지만 민간 기업은 유동성이 있고 시장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어서다.

또 신흥산업과 국가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대표적인 중국 민간기업이자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최근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업체 라자다를 10억 달러(약 1조1500억원)에 인수했다.

알리바바는 이번 인수로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 시장을 공략할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알리바바의 새로운 시도는 주력인 전자상거래를 벗어나서도 거침없이 이뤄지며 빠른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마윈(馬雲) 회장은 얼마 전 이탈리아 최대 와인박람회 비니탈리(Vinitaly)에 참석해 이탈리아와 손잡고 전 세계 와인 시장 공략에 나서며 향후 협력하기로도 했다.

◆ 차이나머니의 한국 침투

차이나머니는 한국에도 집중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투자는 다른 업종에 비해 압도적으로 서비스업에 많다. 지난해 중국의 한국 기업 투자 건수는 서비스업 588건, 제조업 86건, 종합 건설업 9건, 1차 산업 1건이었다.

이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서비스업 육성 정책이 한몫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중국 정부는 '중점산업의 기업합병과 구조조정에 관한 지도 의견'에서 M&A를 통한 대기업 육성을 강조했다. 최근 문화산업 육성정책을 추진하면서 중국 문화콘텐츠 관련 기업의 국내외 M&A를 통한 대형화 움직임이 활발하다.

중국 기업들에게 한국은 중국과 문화적 정서가 비슷하고 기술력에서는 중국보다 앞서 있는 반면, 기업 가치는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돼 있는 그야말로 '좋은 인수 대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의 문화콘텐츠 기업 역시 국내 규제, 좁은 내수 시장 탈출구로 중국 기업과의 M&A를 선택하고 있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는 대기업의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 참여 제한 규제로 국내 기업 간 M&A를 통한 성장 의지가 낮고, 영세 중소기업은 수익성 악화로 중국 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임산업만 하더라도 지난 2011년 셧다운제, 웹보드게임 규제 도입 후 중국 시장 진출에 나서는 과정에서 중국 자본 잠식이 상당히 진척됐다.

이와 관련, NHN엔터테인먼트는 웹젠 지분 679만5143주 전량을 중국 펀게임에 양도했다. 중국 텐센트는 넷마블게임즈와 네시삼십삼분을 비롯해 파티게임즈 등에 대규모 지분투자에 나선 상황이다. 중국 샨다게임즈 역시 액토즈소프트(현 아이덴티티 모바일) 주식과 경영권 매입에 나섰다.

중국 자본의 한국 기업과의 사업 확대는 더 넓어지고 있다. 한중 의료 서비스 플랫폼인 콕션은 중국 상하이에 소재한 'ipanelonline'사와 'gooddr'사로부터 35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터치설루션 전문 업체 멜파스 역시 중국 펀드로부터 18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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