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이번 20대 총선에서 여야는 '경제심판론'이라는 프레임을 놓고 격돌을 벌였다. 결국 '여소야대'라는 민심의 결과에 따라 야당이 내세운 '경제심판론'이 먹혀들었다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여야의 ‘경제 브레인’으로 간판 역할을 도맡았던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행보는 크게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에서 경제민주화 아젠다를 이끌었던 김종인 대표는 올초 문재인 전 대표의 요청을 받고 더민주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경제민주화' 카드를 다시 꺼내든 그는 이번 총선을 ‘경제 총선’으로 규정하고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8년간 경제정책 실패를 심판하는 선거라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더민주를 떠나 새누리당에 둥지를 튼 강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당이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해 사실상 패배함에 따라 향후 당에 남아 그간 제시했던 경제 공약을 실현하는 것이 어렵게 됐다.
그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한국형 양적 완화’ 카드를 꺼내, 한국은행이 산업은행의 산업금융채권(산금채)과 주택담보대출증권(MBS)을 직접 매입하는 식으로 돈을 푸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기업 구조조정 지원과 가계부채 구조 개선을 이루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과반에 미달하는 성적표를 받으면서 당내 경제 공약 실현 의지가 크게 약해져 당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간 강 위원장은 “(나는) 정치를 이미 떠난 몸이다. 총선 이후에는 다시 야인으로 돌아가겠다. 당에서 나를 잡지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아왔다.
이날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총선이 끝났으니 중앙선대위는 일단 해산한다”면서도 강 위원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그건 이제 정치적으로 판단하시지 않을까 싶다”고 애매한 답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