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한국과 중국 정부가 내년 10월로 다가온 양국간 통화스와프(국가간 통화 교환)의 만기를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또 현재 3600억 위안(약 64조원)인 통화스와프 규모 확대도 논의하기로 했다.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 참석차 바하마를 방문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총재를 만나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통화 스와프는 외환보유액이 부족해지는 등 위기가 발생했을때 정해진 한도에서 양국간 통화를 교환해 외화를 확보하는 방법이다.
두 차례 연장을 통해 만기가 18개월 정도 남았지만, 양국은 미국의 금리 인상, 가파른 엔화가치 상승으로 한층 커진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선제로 대응하기 위해 통화스와프 계약 기간 연장에 일찌감치 합의했다.
두 나라는 통화스와프 규모 확대 논의도 이른 시일내 시작하기로 했다. 유 부총리와 저우 행장은 지난 2월 중국 상하이에서 만나 통화스와프 만기 연장 논의를 처음 공식화했고, 상하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의 올해 상반기 개설에도 합의했다.
이번 면담에서 유 부총리는 한국계 은행도 상하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의 시장조성자로 선정해 달라고 요청해 긍정적 답변을 얻었다.
시장조성자 은행은 원화 매입·매도 가격을 제시해 가격을 형성하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대신 서울에 개설된 원·위안화시장 시장조성자의 경우, 위안화 부채에 대한 외환건전성 부담금을 면제해 주는 등 혜택을 받는다.
유 부총리와 저우 총재는 실물경제를 넘어 통화·금융부문에서도 협력을 강화하자는 원칙에도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