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코오롱그룹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연료전지 설비 매각을 추진중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연료전지 설비를 코오롱인더스트리에 넘기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코오롱 관계자도 “현재 삼성SDI측과 장비인수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현재까지 확정된 바는 없지만 여러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연료전지 사업과 관련된 연구는 삼성SDI 수원 에너지연구소에서 진행돼 왔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시 발생하는 전기를 활용하는 발전설비다. 부수적으로 열과 물이 발생할 뿐 다른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 미래에너지로 꼽힌다.
이렇듯 삼성SDI가 연료전지 부문에서 국내 최다 특허를 가지고 있음에도 매각하는 이유는 '경영효율화'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아직 시장형성이 되지 않아 실질적인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겠다는 의미다.
삼성SDI는 그동안 사업성이 불투명한 부문을 정리해왔다. 삼성SDI는 2014년 말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사업을 끝냈고, 1월에는 케미칼(화학) 사업부문을 분할하는 등 배터리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사업재편 작업을 벌여왔다.
삼성SDI는 향후 5년간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3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0년 세계 탑 수준으로 올라서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 등을 통해 히말라야를 넘기 위해 신체구조를 바꾸는 쇠재두루미를 예로 들면서 "우리도 조직 속의 지방은 제거하고 근육을 키워야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코오롱그룹은 삼성SDI의 연료전지 관련 연구개발 장비를 인수할 경우 연료전지 사업에서 입지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2011년 전기차 연료전지용 강화복합막의 상업생산에 성공했으며 2013년 수소연료전지차의 핵심부품인 연료전지용 수분제어장치 개발에도 성공한 바 있다.
지난 2014년 6월 코오롱워터앤에너지도 캐나다 하이드로제닉스와 합작법인인 ‘코오롱하이드로제닉스’를 설립하고 연료전지 사업에 본격 뛰어든 바 있다.
다만 이번 거래에 연료전지 관련 특허권까지 포함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단순히 양사간 설비 거래만 이뤄지지 않고 관련기술 및 특허권까지 거래에 포함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