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거부로 이자부담 늘어난 집단대출 규모 4조원

2016-04-1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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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수분양자 피해 확산…"금융위의 행정지침 시달 등 가시적 조치 시급"

작년 10월 이후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중도금 집단대출 심사 강화에 나서면서 분양 계약자들이 분담해야 하는 중도금 대출 이자가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 경기도에 위치한 500가구 규모의 A분양 사업장의 경우 가구당 평균 분양가는 4억원 수준으로 중도금(60%)은 2억4000만원 수준이다. 지난해 분양한 이 사업장의 대출 금리는 최초 계약 당시 연 2.5% 내외의 금리를 제시했지만 최근 1차 중도금 집단대출이 다가오면서 3.5% 수준으로 조정됐다. 분양 계약자들이 이대로 계약을 맺을 경우 입주 때 500만원 가량의 이자비용 부담이 추가로 생긴다. 이에 분양계약자들은 입주자협의회를 구성해 시행사와 건설사에 추가 비용을 돌려받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아파트 중도금 대출(집단대출) 규제로 인한 혼란이 커지고 있다. 작년 10월 이후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중도금 집단대출 심사 강화에 나서면서 분양 계약자들이 분담해야 하는 중도금 대출 이자가 크게 오르면서다. 일부 단지에선 분양 계약자와 건설업체 간 갈등 조짐도 나타나며 건설업계 전체가 비상이 걸렸다.
한국주택협회는 협회 회원사(65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작년 10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대출거부 등으로 금리인상(0.5%p~1.0%p)이 이뤄진 집단대출 규모는 약 4조원에 달한다고 12일 밝혔다. 지난달 말 기준 금리인상이 이뤄진 사업장은 전국 25개 사업장, 2만6979가구로, 연간 추가 이자비용은 200억원~400억원에 달한다.

분양률이 우수한 사업장에 대해서도 집단대출 거부 움직임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A사업장의 경우 분양률 100%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에서 집단대출을 거부해 현재 3% 초반대의 금리로 타 시중은행과 협약을 맺은 바 있다.

특히 제1금융권의 금리인상 요구와 제1금융권 대출 거부로 인한 지방은행 또는 제2금융권 대출 증가(풍선효과)로 금융비용이 크게 증가한 분양 계약자들이 입주예정자 동호회 등을 결성해 분양업체에 현금보상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커지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와 대출수수료 등에 대해 주택업체와 은행의 사전협의에도 불구하고 중도금 대출 임박 시점에 금리를 인상하거나 수수료를 높이는 등 대출조건을 변경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면서 "이미 사업이 진행됐기 때문에 주택업체는 은행의 요구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수용하는데 이에 대해 수분양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건설업계의 반발이 심해지자 지난 3월 금융위가 두 차례 간담회를 열어 은행권에 과도하게 경직적인 대출기준 적용을 자제해달라고 구두 지시를 했음에도 집단대출 규제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간담회 직후인 3월 11일 이후 분양 사업장 또한 집단대출을 거부하거나 금리인상 등에 따른 집단대출 규제 피해 규모는 1조6000억원(1만가구)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두 차례 간담회에서 은행권에 집단대출 피해가 없도록 당부했음에도 경직된 대출 태도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금융위의 행정지침 시달 등 가시적인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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