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집단대출 증가액은 1조1000억원으로 4월(1조원)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단대출은 지난 5월 1조7000억원, 6월 1조5000억원, 7월 1조7000억원, 8월 1조4000억원으로 꾸준히 1조5000원 안팎의 증가세를 보였다. 9월에는 일시적으로 증가했다.
규제를 앞두고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2조1000억원가량 급증한 것이다. 여름철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폭등세 양상이 벌어지면서 추격 매수가 많았고, 당시 매매계약에 따른 대출이 9월에 집중적으로 집행됐된 것도 요인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규제가 시작된 10월부터 집단대출 증가액은 또 다시 크게 축소됐다.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2016년 7만4000가구에서 2017년 9만7000가구, 2018년 1~3분기 10만7000가구로 매년 늘었다. 하지만 정부의 대출 옥죄기 이후 재개발·재건축 등이 올스톱되면서 입주물량이 본격적으로 줄어드는 내년부터는 집단대출 증가세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가계부담이 늘어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70%에서 40%로 줄어든 만큼 대출금액 자체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집단대출에서도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을 우려했다. 최근 금융당국에서 집단대출이 많은 은행에 경고 조치를 내리는 등 은행들에 총량관리를 강화하도록 지시했기 때문이다.
부담감을 느낀 은행 입장에서는 가격 하락 가능성이 낮은 지역과 경제적 능력이 높은 분양계약자를 선별해 집단대출을 취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미입주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지방과 소득이 낮은 차주들은 제2금융권과 기타대출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은행이 당국의 압박을 받으면서 연말부터 가계대출 증가세가 크게 꺾일 것"이라며 "다만, 정부의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 탓에 '대출 난민'이 대거 양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