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4·13 총선을 불과 이틀 앞둔 11일 여야 지도부는 광폭 행보로 막판 세몰이에 집중했다.
20대 총선 사전투표율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지만, 실제 투표 당일 표심이 어디로 향할 지는 예측불허인 지라 각 당은 모두 안심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여야 지도부는 공식선거운동 마지막날인 12일 자정까지 지원유세 고삐를 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울산 동구(안효대), 부산 연제(김희정)·북강서갑(박민식) 지역 등 ‘위기의 안방’을 지켜내기 위한 마지막 총력전을 펼친 것이다.
특히 김 대표는 부산 연제구 지원 유세에서 “이번 20대 국회를 마지막으로 정치를 그만두려 한다”고 배수진을 쳤다. 정계은퇴가 아닌 총선 도전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는 이날도 이른바 ‘엄살 작전’도 잊지 않았다. “어젯밤 늦게 선거대책위 관계자들을 불러서 계산을 해봤는데 145석에서 까딱까딱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우리가 과반수를 못 넘기면 우리나라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면서 부산 표심에 호소했다.
오후에는 야당의 현역 공백으로 12년만의 ‘야도’(野島) 탈환이 점쳐지는 제주도에서 늦은 밤까지 총력 유세를 펼친 뒤 밤늦게 서울로 컴백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수도권의 경합 지역을 중심으로 막판 표심 사냥에 나섰다. 더민주는 최근 여론조사 기관과 자체 판세 분석 등을 통해 100석도 힘들다는 위기감 때문인지 "가짜 야당이 아닌 진짜 야당을 선택해 달라"며 새누리당에 대적할 제1야당의 모습을 강조했다.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 또한 김무성 대표 못지 않게 서울과 경기, 제주도를 오가며 14개 곳에서 유세 일정을 소화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김 대표는 이날 수도권 지원유세에서 “새누리당 일당 독재를 막아달라”고 호소하며 ‘야심(野心 : 야당에 호의적인 유권자 표심) 을 두드렸다. 김 대표는 앞서 총선 목표인 107석을 달성하지 못하면 대표직과 비례대표 의원직을 미련없이 내려놓겠다며 ‘배수진’을 친 터라, 100석 이상 확보가 절실하다.
특히 김 대표는 이날 수원지역 후보들과 함께 ‘대국민 성명’까지 발표했다. 올해 76세로 3당 선대위원장 중에서 최고령인 김 대표는 성명에서 “저에게는 단 하나의 욕심밖에 없다”면서 “경제와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서 강력한 수권정당, 대안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를 현실로 만들 수 있는 힘은 기호 2번에 있다는 걸 꼭 기억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전 대표는 이틀 만에 다시 1박2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아 더민주에 대한 막판 지지 행보에 나섰다. 문 전 대표의 2차 호남행은 지난 1차 방문 여론이 나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선 패배, 당 분열 등에 용서를 구했고 특히 “호남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배수진을 친 진정성이 어느 정도 통했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와 천정배 공동대표 등 ‘투톱’이 이틀째 수도권 공략에 집중했다. 수도권에서 이른바 ‘녹색바람’을 일으켜, 안 대표 외에 추가로 당선자를 배출하고 정당 득표율도 높여 비례 후보 당선권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안 대표는 이틀 연속 김성식 후보(서울 관악갑) 지원 유세를 펼치며 자신 외에 수도권 국민의당 당선자 만들기에 열을 올렸다. 안 대표의 김 후보 지원 유세는 공식선거운동기간 가장 많은 3번째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 서구 합동 출근인사를 시작으로 문병호(인천 부평갑), 김영환(경기 안산상록을) 후보 등을 지원하며 인천과 경기 안산·평택 등지에서 유세전을 벌였다.
그는 이날도 ‘제3당 역할론’을 거듭 강조했다. 안 대표는 유세에서 “기호 1, 2번 두 당만 있다보니 서로 반대만 하고 싸우는데 무슨 경제 문제가 해결이 되겠나. 우리 국민의당이 경제 문제를 풀려면 국회가 3당 체제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