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대박’ 이문식의 열연이 안방극장을 전율시켰다.
황금에 눈이 멀어 아내까지 내기에 걸어버렸다. 내기의 결과는 쓰디쓴 패배. 결국 고생만 했던 아내는 내가 아닌, 옥좌의 주인 곁으로 떠나버렸다. 대신 육삭둥이 갓난아기가 돌아왔다. 내 아이인지 왕의 아이인지 알 수 없지만 내 아들로 키웠다. 그리고 그 아들을 지키기 위해 죽었다. 바로 SBS 월화드라마 ‘대박’(극본 권순규/연출 남건 박선호) 속 백만금(이문식 분)의 이야기이다.
이문식이 연기한 백만금은 입체적이고도 극적인 캐릭터이다. 투전에 미쳐 날뛰는 노름꾼의 광기는 물론 아내를 잃은 슬픔, 아내가 보내온 아이에 대한 의심과 분노, 불안감, 마지막에는 애끓는 부정까지 그려내야 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배우로서 매력적이지만 그만큼 표현하기 어려운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이문식은 이토록 입체적이고 특별한 인물 ‘백만금’을 폭 넓고도 깊이 있는 연기로 완벽하게 그려냈다. 투전패를 쥐고 있을 때 번뜩이는 눈빛, 아내를 잃고 죽어라 광화문을 두드리던 처절함, 왕과 마주했을 때 느꼈을 공포와 분노, 매몰차게 떠난 아내에 대한 배신감과 순정. 배우 이문식은 이 모든 감정들은 자신만의 표현력으로 완성시켰다. 어떤 장면이든, 어떤 배우와 함께든 이문식의 열연은 시청자의 시선을 강탈하고 심장을 쥐락펴락했다.
이 같은 이문식의 열연이 가장 돋보인 장면이 바로 지난 4회 엔딩이다. 극 중 백만금은 칼 맞은 아들을 배에 태운 채 도주했다. 하지만 멀리서 화살이 날아왔고 그의 등에 정확하게 명중했다. 이미 20년 전 예견했던 죽음. 백만금은 아들 대길을 살리기 위해, 대길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놓고 아들을 떠나 보냈다.
붉게 충혈된 눈, 죽음 앞에서도 대길의 걱정만 하는 애끓는 부정, 쏟아지는 피 등 어느 하나 강렬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이문식의 열연을 입증하듯 ‘대박’ 4회 방송 후 많은 시청자들이 배우 이문식을 향한 극찬과 호응을 쏟아냈다. 무엇보다 극 중 백만금의 죽음을 계기로 밝기만 했던 대길이 어두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 역시 ‘대박’에 대한 기대감을 고취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 ‘대박’ 관계자는 “이문식의 열연에 출연 배우들과 제작진 모두 감탄했다. 그리고 저절로 고개 숙여 돌아보게 됐다. 이문식의 작품을 위한 열정, 캐릭터를 향한 끝없는 고뇌와 연기력이 시청자 여러분께도 닿았으면 좋겠다. 열연을 펼쳐준 배우 이문식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SBS 새 월화드라마 ‘대박’은 천하와 사랑을 놓고 벌이는, 왕의 잊혀진 아들 대길과 그 아우 영조의 한판 대결을 그린 드라마. 액션과 승부, 사랑, 브로맨스가 모두 담긴 팩션 사극이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어두워질 대길의 이야기는 11일 방송되는 ‘대박’ 5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