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경쟁사들보다 2년 이상 앞선 3차원(3D) 수직구조(V)낸드플래시를 SSD에 탑재해 용량, 속도, 내구성 등 성능을 대폭 향상시켰다.
특히 원가경쟁력을 제고해 SSD가 HDD를 대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인 가격 문제를 극복하고 있다.
SSD에 탑재된 낸드플래시는 스택(적층) 수가 증가할수록 단위 원가가 급감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이미 3세대(48단) 3D 낸드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경쟁사들은 아직 3D 낸드 양산에도 진입하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SSD 제품들은 HDD와 유사한 가격 수준을 보여주고 있으며 올해 안에 HDD의 가격경쟁력을 추월한 제품들도 출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NVMe(Non-Volatile Memory express) 인터페이스를 탑재해 속도를 6배 이상 높인 SSD 등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올들어 지난달 용량을 4배 높인 세계 최대 용량의 15.36TB SAS(Serial Attached SCSI) SSD도 내놨다. 또 NVMe BGA SSD 같은 초소형 SSD도 개발하면서 기술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기술력에 힘입어 세계 SSD 시장에서 40% 안팎의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D 낸드가 SSD 매출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올해 양산 경험을 쌓아 수익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삼성전자는 매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기업향 SSD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1분기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의 깜짝 실적을 달성한 데도 갤럭시S7의 판매 호조와 더불어 반도체 부문 기업향 SSD 판매 확대가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SSD의 기업향 서버용 수요는 지난해 1050만대에서 2019년 2억2850만대까지 급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SSD를 유망 신사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말 미국 서버용 SSD 관련 소프트웨어 전문업체 프록시멀 데이터를 인수했다.
지난해 초에는 이 부회장이 반도체 경영진을 대동하고 미국 세너제이로 출장을 떠났으며, 그해 말 세너제이에 데이터센터 서버향 스토리지 솔루션 전문기업인 스텔루스 테크놀러지를 설립했다.
이 부회장은 또한 지난달 말 일본 출장을 떠나 이번 후지쯔 사업 등 SSD 관련 현지 사업을 점검했을지 관심을 낳는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기업 고객은 한번 거래처를 정하면 잘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B2C(기업 소비자간 거래)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B2B(기업간 거래) 시장을 중심으로 SSD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3D 낸드 투자를 적극 추진하면서 중국 시안 공장 증설을 완료한데 이어 내년에는 국내 평택 신규 공장에서 3D낸드 생산설비를 증설할 것으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