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국내 최대 음란사이트로 알려진 소라넷의 핵심 해외서버가 폐쇄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네덜란드와 국제 공조수사를 벌여 현지에 있던 소라넷 핵심 서버를 이달 1일 오전 0시48분께 압수수색해 폐쇄했다고 7일 밝혔다. 사이트 광고주와 카페운영진, 사이트에서 도박을 벌인 회원 등 62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소라넷 내 음란물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자 지난해 3월 수사에 착수해 당시 서버가 있던 미국과 공조수사를 벌여왔다.
소라넷 운영진은 강신명 경찰청장이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미국과 공조수사를 벌여 소라넷 서버를 폐쇄하겠다고 밝힌 이후 서버를 네덜란드 등 유럽으로 이전했다.
경찰은 네덜란드와 다른 유럽 국가 한 곳과 공조수사를 벌여 우선 파일서버 등 핵심 데이터가 있던 네덜란드 서버를 압수했다. 압수된 서버 용량은 120TB(테라바이트·1TB는 1024GB기가바이트)에 달했다.
경찰은 소라넷 회원 수가 100만명 이상, 소라넷이 운영을 통해 얻는 광고 수익도 100억원 이상일 것이라고 추산했다.
소라넷은 서버 압수 이후 현재 접속이 안 되는 상태다. 현재는 다른 국가 웹서버를 이용해 '서버 장애' 사실만을 공지하고 있다.
경찰은 사이트 폐쇄에도 불구하고 운영진이 백업해 둔 서버 내용을 활용해 다시 사이트를 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사이트가 다시 열리면 국제 공조수사를 펼쳐 끝까지 대응할 방침이다.
경찰은 여러 명의 소라넷 운영진이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사이트를 운영해온 것으로 보고 있으나 그 구성이나 인적사항은 수사를 위해 밝힐 수 없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운영진 중 외국 태생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 일부가 네덜란드에 연고가 있어 서버를 그곳에 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소라넷은 1999년 '소라의 가이드'라는 사이트로 시작해 2003년 음란 포털 '소라넷'으로 확대 개편했다.
서버는 일본과 미국에 두고 테리 박, 케이 송 등 가명을 내세워 운영진을 노출하지 않는 방법으로 17년간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왔다.
소라넷의 인터넷 주소는 국내 이용자가 접속할 수 없도록 차단돼 있으나 그간 우회 접속할 수 있는 다른 인터넷 주소를 안내하는 방식으로 이용자들을 끌어모았다.
소라넷 운영진은 미국과의 공조수사 사실이 밝혀진 이후 미국 법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는 몰카와 복수음란물, 합성음란물(연예인 등의 얼굴과 합성한 음란물), 카페 등 서비스를 자체 폐쇄했다.
경찰은 압수된 서버가 국내에 들어오는 대로 분석해 소라넷 내에서 '작가'라고 불리는 음란물 업로드 회원들을 입건할 예정이다. 음란물을 올리지 않은 일반 회원들은 처벌할 근거가 없다고 경찰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