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미국 대선 경선주자들 간의 대권 후보 다툼이 갈수록 격해지면서 나타나는 당내 분열 양상이 대선전 본선까지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맥클래치-마리스트 여론조사(3월29∼31일·1천297명) 결과에 따르면 버니 샌더스(버몬트) 지지자의 69%는 만약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승리해 민주당 후보가 된다면 "당연히 지지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클린턴 전 장관 지지자 가운데는 79%가 샌더스 의원이 민주당 후보가 되더라도 그를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샌더스 의원을 지지하지 못하겠다는 응답자는 14%였다.
상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클린턴 전 장관보다는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 사이에서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런 가운데 클린턴 전 장관은 샌더스 의원을 향해 "민주당원인지조차 모르겠다"며 소위 민주당원으로서의 정체성 문제를 들어 공격했다.
이는 자신을 끈질기게 추격하며 민주당 경선 레이스를 장기전으로 이끄는 경쟁자를 상대로 일종의 '색깔론' 공세를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팟캐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샌더스 의원은 상대적으로 새로운 민주당원"이라며 "그가 민주당원으로서 (경선에) 출마했는데, 그를 어떻게 특징지어야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샌더스 의원은 30세인 1971년 군소정당인 진보적 '자유연대당'의 후보로 상원의원에 도전했다가 실패를 맛본 이래 무소속 정치인으로 활동했다.
무소속으로 1981년 버몬트 주 벌링턴 시장직에 도전해 당선됐으며 이후 시장 4선, 하원의원 8선을 거쳐 2006년 연방 상원의원에 진출하는 동안 그는 계속 무소속을 고집했다.
하지만, 이번 민주당 경선 주자로 나서면서 그는 민주당원으로 극적으로 변신했다.
그는 선거운동 내내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면서 정치혁명과 월가개혁, 소득불평등 해소 등 민주당의 울타리를 넘어서는 진보적 어젠다를 던져 젊은층을 중심으로 열렬한 지지를 끌어모았다.
클린턴 전 장관은 샌더스 의원의 약점인 정체성 논란을 정면으로 제기하며 "나는 인생을 통틀어 자부심을 지닌 민주당원이었다"며 "민주당 경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선택하는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