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6가 출시 15개월이 지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지원금 상한선 제한을 받지 않는 데다 LG전자의 'G5'와 삼성전자의 '갤럭시S7' 등 신형 스마트폰 출시로 재고떨이에 나선 것이다.
반면 경쟁사인 SK텔레콤(아이폰6 16GB)과 LG유플러스(아이폰6 16GB·64GB·128GB)는 출고가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전일 번호이동 시장에서 KT는 909명이 순증했고, LG유플러스는 151명이 늘었다. 특별한 정책을 내놓지 않은 SK텔레콤은 1060명 순감했다. KT가 지원금 상향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KT의 경우, 10만원대 요금제 기준으로 아이폰6 64GB(출고가 83만3800원)를 최저 14만3800원에 개통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KT는 경쟁사 대비 아이폰 재고가 2~3배는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안다. 특히 경쟁사들은 아이폰 출고가를 내린 반면 KT는 재고가 많은 탓에 공시 지원금을 대폭 올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출고가를 내리면 대리점 및 판매점에 재고 보상금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KT가 LG유플러스와 같이 출고가를 내리면 전국에 있는 대리점 및 판매점에 남은 재고량에 차액을 보상해줘야 한다. 하지만 공시 지원금만 올리면 판매한 만큼만 마케팅비를 쓰면 된다.
이통사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 기준이 되는 출고가를 낮추는 게 득이 될 수도 있다. 가령 휴대폰 분실 등을 고려했을 때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실제 아이폰6 64GB를 3만원대 요금제 기준으로 하면 오히려 LG유플러스에서 구매하는 것이 더 싸다.
LG유플러스에서는 63만3600원으로 출고가를 낮췄기 때문에 3만원대 요금제 공시지원금인 7만6000원을 고려하면 55만7600원에 아이폰6 64GB를 구매할 수 있다.
이에 반해 KT의 경우, 3만원대 요금제 기준 공시지원금이 26만원에 달하나 아이폰6 64GB 출고가가 83만3800원인 탓에 구매가는 57만3800원으로 LG유플러스보다 비싸다.
여기에 할부금 이자(5.9%)까지 고려하면 저가 요금제를 쓰는 고객의 경우 오히려 더 비싸게 사는 셈이다.
LG유플러스는 남은 할부원금의 연 5.9%를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KT는 할부원금 총액 대비 월 0.27%를 할부이자로 책정한다. 예를 들어 이통3사 모두 100만원가량의 단말기를 할부로 구입하면 2년 약정 시 약 6만원, 3년 약정 시 약 9만원의 이자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원금을 올리는 것보다 출고가 인하가 부담이 크다. KT는 마케팅비 사용으로 보다 수월하게 아이폰6의 재고를 털겠다는 전략"이라며 "대폭 올린 지원금 탓에 아이폰 대란도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