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장관은 이날 "(북한이 300㎜ 방사포를) 최근 수차례 시험평가했는데 이를 통해 거의 개발이 완료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300㎜ 방사포가 이르면 올해 말부터 전력화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 군 당국이) 3년 전부터 개발 과정을 감시해왔다"며 "북한이 300㎜ 방사포를 개발한 것은 탄도미사일에 비해 생산 비용이 저렴하고 대량 사격이 가능하며 기존 스커드 계열 미사일을 대체할 수 있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2013년부터 300㎜ 방사포를 여러 차례 시험발사했으며 지난달 3일과 21일, 29일에도 잇달아 쐈다.
북한은 지난달 21일 발사를 '최종 시험사격'이라고 밝혀 실전 배치가 임박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최대 사거리가 200㎞에 달하는 300㎜ 방사포는 육·해·공군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와 주한미군 평택·군산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다.
한 장관은 "우리 군은 무인항공기(UAV), 대포병 탐지레이더 등으로 실시간 감시 및 탐지하고 공군 전력, 지대지미사일, 지상 화력 등으로 (300㎜ 방사포를) 파괴·무력화하는 개념을 갖고 있다"며 "(2017∼2021 국방중기계획에 포함된) 전술지대지미사일도 전력화될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의 신형 방사포는 최대 사거리가 200㎞로 우리 측 주요시설을 향해 무차별 타격이 가능한 무기이며, 고체연료 추진 미사일은 기존 배치된 액체연료 추진 미사일보다 발사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군의 신속 타격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KN-09로 명명된 이 방사포는 2013년 5월 동해로 6발이 발사되면서 처음 포착됐다.
당시 한미 군 당국은 이 방사포를 신형 지대지 미사일로 추정했으나 며칠 뒤 미국 정찰위성에 대형 발사관 4개를 갖춘 차량이 식별되면서 신형 방사포로 결론을 내렸다.
북한이 최종 시험사격을 했다고 주장한 지난달 22일자 노동신문에서 8개 발사관을 갖춘 차량에서 방사포가 발사되는 사진이 공개된 점으로 미뤄볼 때 작전 유형에 따라 발사관을 4개, 8개, 12개, 24개 형태로 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 장관이 이날 "대량 사격이 가능하다"고 밝힌 것도 발사관 운용 방식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신형 방사포에는 유도장치가 달려 목표물에 대한 명중도를 높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달 21일 발사한 신형 방사포는 원산 앞바다의 한 암초에 그려진 표적을 명중했는데 유도장치에 의해 가능했다고 한 장관은 설명했다.
한 장관은 북한의 고체연료 추진 미사일 개발도 진전된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고체연료 추진 기관 개발은 미사일 설계, 추진체 개발 및 제작, 연소시험, 체계결합, 비행시험 등 5단계 과정을 거치는 데 현재는 3단계 연소시험인 것으로 평가한다"며 "앞으로 실전 배치까지는 체계결합과 비행시험 및 양산 과정만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정보 당국은 북한의 축적된 로켓 개발 기술 수준으로 판단했을 때 연말까지는 2단 형태의 고체 로켓 추진체를 개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액체로켓처럼 연료를 주입할 필요가 없으므로 신속히 발사할 수 있고, 연료로 인한 출렁거림 현상이 없어 발사대 차량에 탑재되어 장시간 이동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연료주입에서 발사까지 30~40분이 소요된다면 고체연료 미사일은 10~15분내로 발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우리 군이 2020년 중반까지 구축할 킬체인(미사일 탐지 요격 등 일련의 체계)으로 선제 무력화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장관은 이와 관련해 "미사일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지상에)노출되는 시간이 1시간 정도"라며 "고체연료로 하면 4분 정도 더 줄어든다. 액체연료 미사일이 고체연료 미사일이 된다고 해도 킬체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장관의 발언은 전문가들의 분석과는 큰 차이가 나는 것이어서 상황을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한 장관은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확인할 수 없다"는 신중한 반응을 나타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앞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측되는 지상 기폭장치 폭발시험이 성공한다면 사실상 핵탄두 소형화가 완성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