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멕시코에 도착해 경제와 문화를 중심으로 '세일즈 외교'에 돌입했다.
한·멕시코 경제 협력 사상 최대 규모인 145명의 경제 사절단이 동행해 우리 기업의 미주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는 등 다방면에 걸친 실질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박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단독 및 확대 회담 형식으로 이뤄질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정치·경제·문화 등에 걸친 실질 협력 강화방안 및 신성장동력 발굴을 통한 경제활력 제고방안과 함께 북핵 공조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후 박 대통령은 한·멕시코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양국 기업인 간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핵안보정상회의(3월31일~4월1일) 참석 계기에 미국, 중국, 일본과 모두 정상회담을 갖고 대북제재 공조 체제를 한 단계 더 강화하는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과 관련해 중국 측의 완벽하고 엄격한 이행 의지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북한의 지난 1월6일 4차 핵실험과 한 달 뒤인 2월7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에 대응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3월2일) 이후 한미일중 정상들이 3자 또는 양자회담 형식의 첫 대좌를 한 것 자체가 북한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라는 평가다.
특히 북한이 경제적으로 상당히 의존하고 있는 중국이 정상 차원에서 유엔 제재에 동참 의지를 밝힘에 따라 대북 제재의 실효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4-5월경 북한의 5차 핵실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고, 추가 도발 위협도 거세지는 상황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31일 오후(현지시간) 박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에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결의안에 대해 “전면적이고 완전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북한 도발을 억지하는 데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미일은 3각 공조를 기반으로 안보리 결의 및 독자제재 이행 등을 통해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옥죄기'를 강화하는 한편, 안보리 결의 이행과 관련한 '중국의 역할'을 실질적으로 견인하는 노력도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 주석이 유엔 안보리 제재 이행과 함께 대화도 같이 거론한 것은 북핵 해법으로 ‘한반도 비핵화-평화협정 병행 추진’을 주장해온 중국의 기본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한·미·일 3국이 북한의 선(先)비핵화를 강조하고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어서 이후 북핵 문제 공조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이 공고화되는 가운데 시 주석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를 거론한 것도 외교적 과제다. 미중간 패권경쟁 속에 남중국해 문제, 사드의 한반도 배치 등 갈등 요인은 한반도 정세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조기 체결 문제가 논의되는 등 3국 안보 협력이 ‘대중 포위전략'으로 지나치게 부각되면 향후 중국과의 관계가 불편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김규현 외교안보 수석은 “군사정보보호협정이 체결되기 위해선 환경 조성과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우리의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밖에 위안부 합의 이행, 교과서 왜곡 문제 등 과거사 문제로 한일 관계가 경색될 경우 한미일 3각 공조에 균열이 생길 소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