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비리' 허준영 16시간 조사받고 새벽 귀가…혐의 부인

2016-04-0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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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허준영(64) 전 코레일 사장이 검찰에서 16시간가량 고강도 조사를 받고 1일 새벽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심우정 부장검사)는 전날 오전 9시 40분께 허 전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이날 오전 1시 40분께까지 정치자금 수수 의혹 등을 조사했다.

허 전 사장은 검찰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조사를 마치고 검찰청사를 나서면서 금품 수수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전혀…"라고 말했다.

그는 "이 사건 전체가 완전히 모함"이라며 "아직 더 소명할 게 남았다"라고 주장했다.

측근 손모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내가 사람을 안다는 것과 그 사람이 무슨 일을 하는가를 아는 것은 별개"라며 "신문을 보고 손씨가 이권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대답했다.
허 전 사장은 새누리당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이던 2012년∼2013년 측근 손모(구속)씨로부터 억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챙긴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를 받는다.

허 전 사장은 한국자유총연맹 회장으로 있던 최근까지도 손씨와 의심스러운 금전 거래를 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런 금품 거래가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손씨가 실소유주였던 W사는 용산 사업의 건설주관사인 삼성물산으로부터 폐기물 처리 용역 사업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수주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100억원이 W사에 용역비로 지급됐고 손씨는 W사에서 9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손씨는 위장 하도급 거래 등의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뒤 카지노 등에서 쓴 돈을 제외한 일부 금액을 허 전 사장에게 건넨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W사의 폐기물 처리 사업 수주 과정에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손씨가 허 전 사장에게 금품을 건넨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허 전 사장을 상대로 삼성물산과 W사의 수의계약에 입김을 넣었는지, 손씨와 부정한 금품거래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허 전 사장을 다시 불러 조사하거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경찰청장을 지낸 허 전 사장이 비리 의혹에 연루됨에 따라 경찰 총수 출신 인사와 검찰의 악연도 이어지게 됐다.

앞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한 발언 파문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이택순 전 경찰청장은 '박연차 게이트'로, 최기문 전 경찰청장은 '대기업 보복폭행' 사건으로 각각 검찰에 출석한 바 있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은 코레일이 보유한 용산 철도정비창과 서부이촌동 일대 56만6083㎡를 개발하는 사업비 31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로 불리며 관심을 모은 이 사업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맞물려 여러 차례 계획이 변경됐고 1대 주주인 코레일과 출자사 간의 갈등, 자금난 등이 불거져 2013년 4월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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